논리의 함정
마음이 결정한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한다라는 정통 경제학의 전제조건을 부정하면서 탄생했다. 인간은 머리로 사고하지만, 마음으로 결정한다라는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정해진 틀이 명확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들이 있다. 불확실하거나 모호한 것을 힘들어하는 부류인데, 가이드가 분명하고 매사에 원칙대로 움직여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다. 대개 성실하고 규칙을 잘 따르는 부류의 모범생들이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랬다.
로직이 흐트러지면 불안해하고, 논리가 딱딱 들어맞아야 편안함을 느꼈다. 무언가 빈틈이 보이면 스스로 용납되지 않기도 했고, 누군가 나의 허점을 맹렬히 비난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세상은 달랐다.
특히 사람의 마음은 논리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성적인 이야기는 교과서에서만 유효한 로직이었다.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감성과 뉘앙스, 그리고 분위기였고, 결정을 이끌어 내는 것은 반전과 순간의 감정, 그리고 공감이었다.
그럴듯한 컨설팅 보고서는 단지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뿐, 사람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시키지 못한다. 놓치지 말아야 할 체크리스트를 제시해주는 정도일 뿐이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모두 변수다
말투와 제스처,
옷차림과 목소리,
단어와 말의 속도,
폰트와 레이아웃,
눈빛과 손의 위치,
모든 것이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였다.
논리가 맞지 않아도,
빈틈이 보이더라도,
같이 공감하고 느끼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선택지를 택하게 된다.
기술이 아니라 감성이고
논리가 아니라 맥락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고,
차가움이 아니라 벅차오름이다.
사람은 그런 것에 반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