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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Jan 29. 2021

아름다운 곳에 이르면 그림을 그리듯 나는 글을 쓴다

세상 아름다운 것만 쓰고 노래하기엔 차마 쉬이 쓰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1



운동을 미친듯이 좋아하진 않지만

그나마 산책, 걷기, 달리기 정도는 꽤 좋아한다.


혼자 걷고 달리다보면

온전히 홀로 갖는 나만의 시간동안

갖가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온갖 잡생각이 사라지기도 한다.




뛰다보니 '숨', '쉼', '뜀', '땀'이 떠오르길래
이참에 내가 좋아하는 1음절 단어들을 생각해 '봄'.

손, 발, 살, 쌀, 술, 밥, 시, 서, 책, 미,

땅, 산, 들, 강, 물, 숲, 풀, 글, 꽃,

달, 별, 솔, 해, 빛, 낮, 밤, 일,

둘, 셋, 공, 정, 동, 안, 방,

인, 의, 예, 지, 신, 혜,

민 아, 타, 자, 생, 심,

삶, 옆, 곁, 편, 낙,

각, 격, 결, 욕,

몸, 흥, 도,

끼, 길,

꿈.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단어들은 이쯤되어 보인다.
이유는 여러가지일테다.

소리가 예뻐서거나. 모양이 예뻐서거나. 글자에 담긴 의미가 예뻐서거나.

결국 아름답기 때문일거다.




어느 날부터 아름다운 곳에 이르면 종이를 펴서 그림을 그리듯 글을 쓰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의 아름다운 것만 쓰고 노래하기엔 차마 쉬이 쓰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 세상에는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설움과 아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과

누군가 배제되거나 짓밟히는 현장들이

도처에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조차도 나는,
누군가의 희망이, 누군가의 등대가,
누군가의 나무가, 누군가의 노래가,
누군가의 촛불이, 횃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한 자, 한 자를 써내려 가고 싶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중에 하나는

누군가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고 싶었기 때문일테다.


1음절 단어를 생각해 보겠다면서

구태여 사랑하는 애인의 이름을 꼭꼭 넣고 싶어하는 그 마음처럼.


한 글자씩 따로 있어도 좋지만,

함께 있으면 더 예뻐보이는 그 이름처럼.


나는 왜 글을 쓰는가? https://brunch.co.kr/@hajongkim2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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