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한배에 탄 것이 아닙니다. 기후생태위기는 지속 불가능한 사회의 ‘불평등 위기’입니다. (재난 상황에서의 불평등)
- 기후 불평등과 정의로운 체제 전환(기후위기 해결의 대원칙)
- 미리 온 미래, 코로나 19 팬데믹의 교훈을 통해 본 기후위기 대응(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대안)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스, 메르스 등 인수공통 감염병은 모두 기후변화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인류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와 세계화로 인해 숙주(특히 박쥐, 쥐)의 서식지가 인간의 생활구역과 가까워짐으로써 발생한 질병입니다. 또한 지구 가열화의 가속화로 인해 영구동토층이 녹는 상황이 발생하면 메탄의 방출로 인한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고 갇혀있던 사체로부터 나오는 각종 바이러스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코로나 19는 자연적 거리두기, 인간의 인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으로 방역을 할 수 있지만 기후위기는 다릅니다. 지구 안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가 그 영향력 안에 놓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이사를 갈 수 있는 또 다른 지구가 없습니다.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언젠가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도 어렵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파국적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기간 내에 모든 인류를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는 건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모든 인간은 기후위기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지만 같은 배에 탄 것은 아닙니다. 각자가 보유한 자산, 성별, 인종, 거주지역 등에 따라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정도와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구 평균 온도가 5도 가까이 상승하면 오로지 극지방에서만 농사짓기가 가능해집니다. 6도가 넘게 상승하면 지구 상에 95%의 생물이 멸종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발생해도 인류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살아남을지도 모릅니다. 재난은 우리에게 불평등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의로운 체제 전환을 통한 기후위기 해결의 대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배가 침몰한다고 옆 사람을 물속으로 내던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속출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우리가 기존 체제 내에서 유지되던 상식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지난 리우회의 이후 30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망각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를 정도로 말입니다.
지난 30년 간 왜 망각을 향해 돌진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후위기가 환경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미래를 강탈당한 20대 청년의 도발적인 시선으로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발적 참여·다원성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사회주의·생태주의·여성주의의 원리를 창조적으로 융합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체제 전환과 대안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