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비상사태,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금은 기후 '위기'입니다. 기후 '비상사태'라고까지 불립니다. 지난 2019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 '올해의 단어'로 '기후 비상(Climate Emergency)'이 선정되었습니다. 올해의 단어 최종 명단에는 기후행동과 기후위기, 멸종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단어들이 대거 올랐다고 합니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데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이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선언'을 하였음에도 대부분 '탄소중립'의 의미를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인지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픈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난 2021년 5월 29일 출범한 탄소중립위원회의 한 위원은 "기후변화 대응이 가장 더딘 산업계를 움직이게 하려면 대중의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라면서 "시민들이 지금까지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이 적었던 것은 한국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 그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한 적이 없어서"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와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2021년 연내 상향하겠다는 입장만을 반복하였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약속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란 기대도 조금 있습니다. 기후위기 도래의 시점에 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지만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시간과 확률의 문제일 뿐이지요. 위기의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시작은 위기를 정말 '위기'로 직시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우리는 기후위기가 정말 '위기'임을 아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늘어나야 변화가 가능합니다. 살면서 한 번도 기후변화에 관해 배운 적이 없는 데 어떻게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기후환경교육'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청소년들은'기후행동'과 함께 '기후변화', '기후위기'에 관한 '기후환경교육'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018년 8월 학교를 빠지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 시위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으로 이어졌는데요. 이 흐름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19년 3월, 300여 명의 청소년들은 청와대로 행진하여 서한을 전달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요구하였지요. 같은 해 5월에는 청와대로 행진하던 청소년들을 현장에서 보았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서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가장 가까운 교육에서부터 변화하자"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결국 2019년 9월 21일 '0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으로 이어졌죠.
이후 3년간 그들의 행동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생태전환교육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였고 '탈석탄 금고 선언', '채식 급식 의무화' 등 여타 교육청에서도 변화의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행동과 그들이 일궈낸 결과물들을 보시면서 어떤 감정이 드셨나요?
'기특하다?', '대단하다?', '훌륭하다?' 아니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아이들이 해냈다?!'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거리로 나온 그들이 들으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릅니다.
대체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기후행동을 하고 있는 걸까요?
기후행동
개인의 실천을 넘어 기후위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금의 위기를 만든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요구하고 자기 자신의 권리와 생존을 위해 행동하는 것.
청소년들은 기후위기의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피해를 당할 당사자입니다. 단지 당사자로서 기후위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주체로 나선 것이지요.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을 아이들이 해낸 것이 아니라 그들은 그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기후환경교육을 받고 싶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저희에게 되물어보더군요.
대체 왜 기후환경교육을 잘하려고 하는 거죠?
* 본 내용은 2021년 4월 2일 금요일 대학생기후행동 춘천교대 지부와 미래를 위한 예비교사 모임 '오늘'이 공동 주최한 오픈 세미나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기후행동 : 청소년기후행동>에서 다룬 내용과 2021년 5월 19일 수요일 <미래를 위한 교육과정, 예비교사 집담회> 발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