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향한 청년들의 외침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지난 8월 6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하였습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탄소중립이 실현되었을 때의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과정을 전망한 것으로, 부문별 세부 정책방향과 전환 속도 등을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죠.
하지만 이번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둘러싸고 각계각층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지난 8월 7일 탄소중립 시민회의 출범식 현장에 기습시위를 진행한 손솔 기후위기 서대문비상행동 대표는 "화가 나서 나왔다."라며 "탄중위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3개 모두가 속 빈 강정"이라며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없고 심지어 석탄 발전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탄소중립마저 포기한 시나리오다." 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화석연료 발전 중단과 기업의 책임 규명 등 지금 당장 추진해도 모자란 과제를 눈앞에 두고 전문가들은 미적대고 있다"라고 주장했죠.
이러한 상황에서 탄소중립위원회는 시나리오 발표 다음 날 공론화 기구인 '탄소중립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를 출범시켰습니다. 토론과 숙의를 거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소중립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였죠. 하지만 기습 시위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이를 정부가 추후 시민 의견을 핑계로 정책 결정 책임을 회피할 구실로 보고 있습니다. 한 활동가는 "탄소중립 시민회의는 시민참여가 아닌 시민동원이다."라며 비판하였습니다.
한재각 기후정의활동가는 "2049년까지 탄소를 배출하다가 2050년에 '짠'하고 배출량 0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라고 꼬집었습니다. "탄소 감축은 2050년에 임박해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IPCC와 국제기구 등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정하는 이유"라며 "탄소 중립을 위한 기구가 가장 중요한 것도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시나리오 개요에서도 언급하듯이 저탄소 신공정 개발 및 상용화 재생에너지 발전 효율의 비약적 상승 등이 실현되지 않으면 탄소중립 시나리오 달성은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목숨을 불확실한 미래 기술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사회경제적 시스템의 전환을 고려하지 않는 탄중위의 기술적 접근을 심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8월 18일 오전 11시 대학생 기후정의단체 대학생기후행동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석탄 품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빠른 감축과 적응을 위한 탈성장ㆍ기후정의 시나리오를 다시 쓸 것"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8월 17일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탄소중립위원회 청년협의체 간담회를 참가했던 대학생기후행동 김한결 정책팀장은 민간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교수와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음에도 1.5도 상승을 막을 수 없는 시나리오와 기술적 해법으로만 가득 찬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김한결 정책팀장은 "우리는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재앙과 절멸의 위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라며 "인류의 모든 정치적 사회적 상상력과 가능성을 총동원해 지금까지의 모든 상식과 결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덧붙여 최재봉 대학생기후행동 대표는 "탄소배출의 가장 큰 주범인 거대기업과 상위 계층은 이 재앙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안전한 데 비해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고 정치적으로 배제된 이들은 가장 먼저, 가장 오랫동안 희생자가 될 것"이라며 탈성장ㆍ기후정의 시나리오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향후 30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를 뒤흔들고도 남을 만한 주요한 위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위한 올바른 방향과 대원칙을 숙고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평균온도 1.5도 상승을 저지할 빠른 감축과 정의로운 적응방안은 올바른 방향과 원칙을 설정했을 때만 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우리는 거대 기업에게 보조금을 줘가며 이윤을 보장해주거나 수십 채의 집을 소유한 상위 10%에게만 안전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렵거나 한 채 남은 집마저 기후재앙 앞에 내주어야 할 처지에 놓인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합니다.
http://planet-times.com/sub_read.html?uid=711
* 위 내용을 각색하여 지구수호미디어 <플래닛타임즈>에서 발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