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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Nov 04. 2020

죽음, 그 너머 분단(2020.9.29.)

이제는 정말 끝내야하니까요, 이 지긋지긋한 분단체제를

죽음, 그것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도 힘들고 아파서

차마 꺼내어 입에

담는 것조차 어렵지요.


하지만 전쟁 중인 한반도에서

그것은 이상할 것도 없이

당연하고 일상적인 일.


간첩이라고 공작원이라고 

생계를 비관한 실패자라고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어요.


다만,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을 두고서

개성으로, 평양으로 곧장 이어지는

1번, 3번 국도를 놔두고


목숨 걸고 낙동강, 두만강 건너

바다 건너, 하늘길로 가야만 하는

조국의 현실을 슬퍼하세요.


누가 누구를 규탄하고,

서로 미워하고 물어뜯을

자격이 대체 누구에게 있나요.


이미 갈라지고 가로막힌

우리 강토 나의 강산 앞에,

찢길대로 찢긴 조국의 가슴 앞에.


공동조사단이 꾸려지기까지

꾸려지고 난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많이 힘들고 어려울거에요.


힘들겠지만 그게 통일이에요.

어렵겠지만 그게 통일이에요.


우리 앞에 놓은 당연하고도

일상적인 죽음을 끝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죠.


우리, 이제는 정말

끝내야 하니까요.


사람도, 가족도, 공동체도

역사도, 민족의 정신도

사람의 생각도, 세계관도


가르고, 왜곡하고, 갈라놓은

지긋지긋한 이 체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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