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통일이 대체 뭐길래
정말 할 수 있을까?
정말 필요한 일일까?
통일, 통일이 대체 뭐길래.
광복과 분단을
비집고 흘러나온
통곡의 세월
남쪽 바다 푸른 섬에서
잘려 나간 애기 동백꽃
남쪽 나라 코발트 광산에서
배어 나온 핏빛 계곡물.
통일, 통일은
통곡하는 골짜기에
메아리치는 아리랑 소리
꺾여나간 꽃 이음새를
생명의 손으로 매만지는 일.
핏빛으로 물든 강산을
부활의 손으로 닦아주는 일.
조국은 북녘,
고향은 남녘,
어릴 적 살던 고향은 똑같은데
나의 조국의 서로 다른 우리 동포
남녘에선 오징어,
북녘에선 낙지,
아무리 봐도 생긴 건 똑같은데
서로 달리 부리는 우리말 겨레말
통일, 통일은
조국도 고향도 하나 되는일
오징어도 낙지도 함께 나누는 일
한마음 한뜻으로 마주보는 일.
통일, 통일은
서로를 겨누던
총칼을 내리고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는 일.
미운 점 나쁜 점
꼬치꼬치 따지기보다
잘한 점 좋은 점
꼬박꼬박 찾아내는 일
당차게 평화를 외치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꾸준히 해 나가는 일.
통일로 가는 길
평화로 만들 길.
우리가 가는 이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