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과 사랑

저녁, 풀어주는 시간

오늘은 그 정도면 됐다

by 김하종


오늘을 여기까지 데려온 나에게



저녁은

끝내는 법을

가르쳐 준다



오늘의 말, 표정, 걸음까지

그걸 다 들고 집까지 왔다면

이미 충분하다



불은 하나만 켜고

신발은 천천히 벗어 놓고

따뜻한 물로 손부터 씻자



오늘은 그 정도면 됐다


누군가의 기대가

아직 내 어깨에 남아 있어도

지금은 내려놓자

내일의 나에게 맡겨도 충분하니까



저녁은 묻지 않는다

왜 더 못 했냐고

묻는 대신 말한다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이불을 다시 고쳐 덮고

방 안의 빛을 천천히 접고

오늘을

조용히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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