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21.1.14.)
겨울황소가 봄처녀에게
사랑이란
사랑한다는 생각이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하게되면
위선이 되기 십상이래요
위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랑의 맛이 떨어진대요
맛을 잃은 소금이 된다나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하는 사랑은
사실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대요.
사랑한다는 말 대신
안다는 말을 쓴다나요.
안다는 것은 마음을 연다는 것이지요.
열린 마음의 창으로
자연스레 마음이 오가고
어울리고 즐기는 것이 사랑이라지요.
사랑이라는 말을
구태여 붙일 필요도 없이.
사랑 대신
신의라는 말을 쓴다나요.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훤히
다 알아서 그걸 해주다 보면
서로 기뻐지는 일.
너무나 당연한 일을
당연히 하면서
살아가는 일이 기뻐지는 일.
그게 좋아서 변함없이,
천년을 하루같이 사는 일을
신의라고 한다지요.
사랑이라는 말을
구태여 붙일 필요도 없이.
하와가 아담에게
사랑의 대상이기 보다는
같이 오순도순 이야기하면서 일하는
동역자로 창조되었다나요.
같이 말을 나누면서 일을 하고
일의 결과를 즐기는 일.
삶 속에서 서로 오가는 마음과
기쁨을 위해 창조된 거라지요.
그 삶 전체를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깨가 쏟아지는 사랑으로
보이기도 하겠네요.
사랑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지 않고
숫제 잃어버리고
살랍니다.
시로 노래로
어느 크리스마스에
감바스 알 아히요로
살랍니다.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며
마주치던 그 눈빛으로
첫눈으로 노을벗으로
그렇게 겨울황소로 살랍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앞에만 서면 나도 몰래
자꾸만 튀어 나오는 말
빙그레 떠오르는 말
사랑한다는 말.
** 문익환 목사님의 옥중서신 '사랑한다는 생각없이 사랑하는 길'을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