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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준 Mar 31. 2022

오늘 밤엔 나를 위해 혼자 영화를 봐야겠다.

나 좋자고 일하는 거고, 혼자가 좋아야 함께해도 좋은 거다.


작년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아니 지금까지도, 마음이 정신없이 바쁘다.


해야 할 일과 만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내 시간을 우선적으로 사용했다.


'이 일만 바짝 해놓고 그 뒤 여유가 생기면..'

'이번 약속만 갔다 와서 할 일을 해놓고 나면..'


그런데 할 일과 약속은 절대 끝나지 않았다.


매일 해야 할 일은 새롭게 생겨나고,

매달 가야만 하는 약속들이란 게 생겨났다.


물론 해야 할 일은 해야만 하고,

친구들도 만나야 하며, 데이트도 해야 한다.


근데 그러면,

나를 위한 시간은?


요 몇 개월 나를 위한 시간이 전혀 없었다.


혼자 침대에 누워 영화를 보며

웃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혼자 카페를 찾아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지도 않았다.


혼자 파스타 가게에 들러 오일 파스타를 먹으며

입안 가득 퍼지는 엔초비 향을 음미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나니

내 삶의 의미가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막 그런다.


오늘 저녁에 있는 데이트도

지금 막 가기가 싫어지려 그런다.


막상 가면 재밌어할 거면서.


해야 할 일을 해내는 성취감도,

친구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데이트가 주는 설렘도 다 좋다.


좋긴 좋은데, 이게 완전히 좋으려면,

나를 위한 혼자만의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나를 채우는 시간이 사라지면,


'이거 해서 어디다 써.'

'친구가 다 무슨 소용이 있어.'

'어차피 헤어질 건데 데이트는 왜 해.'


하며 툴툴거리고 딴지를 걸으며


일이 주는 기쁨, 함께하는 행복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


나 좋자고 일하는 거고,

혼자가 좋아야 함께해도 좋은 거다.


앞으로는 아예 나를 위한 시간도

내 계획 안에 넣어보려 한다.


오늘 밤에는 자기 전에

나를 위해 혼자 영화를 봐야지.


Happiness ain't something you sit back and you wait for.
행복은 네가 가만히 기다린다고 해서 저절로 오는 게 아니다.

Selena Gomez, 'Dance Again' 가사 中.


202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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