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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제목은 제대로 알고 있지도 않은 내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협박해서 돈 뜯어내는 보이스 피싱 번호다. 112에는 신고 완료했다. 미래에 범죄자는 이 번호를 버리고 일반인이 번호를 줍게 될 것인데, 그러지 말라고 적는 번호다. 아마 협박받은 1000명 중 나 같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신고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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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사칭까지 마다치 않는다. 거울이 이상한 것을 보면, 생성형 AI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죄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범죄를 저지른다.


나는 개발자가 본업이라 전화를 잘 안 받는 편이고 가족과 연락은 다른 번호를 쓴다. 이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을 오래도록 개발했기에 삼성전자 때부터의 오랜 습관이다. 그래서 통신비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편하다. 나를 아는 사람들도 대부분 Async 하게 연락하는 편이다. 나름의 보이스 피싱을 예방하는 방법이고, 휴대폰을 만들고 통신사와 테스트하며 7년을 보냈는데 보이스 피싱에 당할리 만무하고 내 가족 친구 중에도 단 1명도 보이스 피싱에 당한 사람이 없다. 이상하면 나에게 먼저 연락한다. 아마 모바일 개발을 하는 개발자 주변에 피싱은 흔할 일은 이날이다.


그러나 한 다리만 건너도 정말 심각한 문제다. 보이스 피싱으로 전재산을 날리기도 하고 자살자도 나온다. 그래서 요샌 전화번호 자체가 필터링이 잘 되는 서비스가 많이 나왔고, 협박범들이 대담해져서 02, 070 등의 번호를 쓰지 않고 010을 쓴다. 1주일 사이에 3통을 받았는데 최근 다양한 홍보 활동을 했다. 아무래도 이래저래 활동하며 번호를 공개한 탓이 크겠다.


그런데 내부고발, 범죄자를 직접 잡으러 다녔던 나에게 전화하며 걸걸하고 대담한 대화를 하길래 가만히 듣고 있다가 방금 협박한 걸로 신고할 테니 미리 말은 해준다고 했다. 그러니


검찰이 그렇게 한가한 줄 아나?


라고 나에게 대답했다. 경상도 쪽인 것 같고, 그 뒤에도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것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보아 전과가 있는 놈 같았다. 감옥도 가 본 놈들이 더 잘 알겠지. 아무쪼록 재판은 서울이나 경기도 쪽에서 받았으면 한다. 보이스피싱이 심각한 사회 문제이니 만큼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편성되길 바란다.


보통은 보험이니, 대출이니 돌려서 돈 뜯어내려 것이 대부분일 텐데 사람 이름 알고 전화해서 대담하게 갈취하려는 행태 자체가 참 재미있다. 아마 또 고도의 심리전으로 다양한 아이디로 나에게 접근을 할 텐데, 이것 하나만은 알았으면 한다. 결국 나와는 물리 충돌을 하게 될 텐데 난 합의는 1억 스타트다. 9999만 원 까지도 형사 합의는 없으며, 민사에서 돈을 더 쓰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간다. 그렇게 법무 시스템에 돈을 쓰는 것이 내가 사회에서 받을 것을 돌려주는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을 끝으로 900번 대의 글이 깨지게 되었다. 순서대로 올라왔으면 달성의 의미가 강했을 것이다. 순서를 거꾸로 한 이유는... 나중에 뭐... 굳이 더 이야기할 필요 있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 정도 글이면 돈이 모이는 곳에서의 갈등과 생각의 방법과 성공 실패의 결과와 이 사회의 단면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돈을 생각하는 수준에서 법은 매우 멀리 있다. 삼성전자 본사 생활할 때 배웠지만 큰돈이 오가는 곳에 법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심지어 10명도 안 되는 같은 팀에 사법고시 출신의 전속 변호사도 있었다. 이래저래 법을 배우며, 그래도 세상은 법 없이 살 만한 세상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법을 모르고는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공통적으로 바뀌지 않는 법의 코어 한 부분은 초중고 교과 과정에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생각과 수법 그리고 마지막에 원하는 것은 비루한 자신의 인생을 가려줄 고급 스포츠카라는 것도 인지시켰으면 한다.



그동안 900번대 까지 이 매거진의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800대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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