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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Dec 29. 2020

깨끗한 세상 만들기

더러운 세상을 바꾸다 보면, 자기의 손에도 더러움이 묻는다.

혼자 깨끗한 척 고고하다며 세상을 바꾸려고 하다 보면, 하는 일과 관계없이

작은 결점에도 수많은 공격을 받는다. 한 간에서는 그것을 메시지가 아닌 스피커를 공격한다고 한다.


사실, 까마귀가 더 똑똑하지만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는 말. 근주자적, 근묵자흑, 가재는 게 편, 초록은 동색, 동병상련 등은 쓰는 방식과 상황은 다르지만 사실 underdog advantage와 비슷한 말이다.


나는 2014년 다양한 프로젝트를 세상에 내놓기로 한 때부터 

나도 그네들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라는 것을 강조했다. 방송으로도 들어봤겠지만 말이다. 나는 나쁜 놈이고, 그리고 내가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아는 사람입니다.라는 것이었다. 적어도 사람이 안 바뀐다는 대전제로 시작한 다양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사람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나쁜 일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했다. 왜냐면 나쁜 짓 하고 돈을 많이 벌고 힘을 얻은 사람들이 나쁜 짓임을 모르는 것을 보니 이런 것이 문화가 되면, 나중에 어떻게 막을 수도 없겠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대기업 정경유착이 문제가 아니라 중소도 마찬가지였고, 정기관도 문제였다. 국세청도 한 통속이었고, 청렴 포탈에 여러 번 항의를 해도 마찬가지였다. 직접 경험해보니 세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았다. 그렇게 실상을 보고 나니 오히려 정치권이 아닌 나 같은 일반 사람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더 많이 보였다. 그리고 썩어 있는 부분은 전체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것. 크지 않은 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이 본인들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


사실 따져보면 그 사람들 모두 다른 나라 보내고 우리끼리 화폐 단위 만들어서 우리끼리 잘 살아도 된다. 이미 비트코인 덕분에 IT에서 좀 굴러먹은 사람이면 자신만의 화폐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미 SK는 한국은행처럼 돈을 못 찍어내니 okcashbag으로 자기만의 화폐를 만들고 또 그 화폐를 돈 주고 구입한 사람들에게 스피트 메이트나 스타벅스 커피 쿠폰으로 바꾸라며 돈에 유통기한까지 주고 있다. 다행히 여러 업체에서 이제 화폐를 만들다 보니 도토리 300억 치를 공중분해하고 싸이월드 두고 모금 운동까지 하는 꼼수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에는 이른 것 같다. 을지로에 위촉직 두고 전화 한 통으로 몇 만 원씩 자사가 만든 돈을 날려 버리려는 꼼수는 여전히 쓰고 있다. 실제로 내가 5번이나 그런 팀장들과 통화를 했다. 그때마다 사람을 갈아 버리는 것 같다. 말이 위촉직이지 모두 계약직이다. 사람 안 바뀐다고 SK는 여전히

어이가 없네.

영화의 주인공이다. 뭐, 현대도 내부자들 주인공이고 초기 입사했던 친구들은 임원 회식 때 무릎 꿇고 술 받으러 다니던 일화를 들었었으니. 사촌이 일하고 있고 삼성, 현대 등은 한 다리 건너면 다들 일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는 뿌리 깊어 당장 없애기도 힘든 기업들이고 25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뭐 여하튼. 당장은 나 혼자 이것저것 해 보겠지만, 나중에 그래도 좀 깨끗한 사람이 합류하면 그 손에 더러움이 묻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더러운 강물을 내 손으로 깨끗이 한다고 비유를 하면. 그 비유로 손을 씻으면 다시 깨끗해 질 것 같지만 사실 사회적 통념은 그렇지 않다. 늘 맨손으로 더러운 것을 10년 간 만진 사람이 갑자기 스시집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을 받아 들이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깨끗해진 길은 깨끗한 사람이 걸어야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렇게 깨끗해진 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길을 걸을 수 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나 성철 스님 같은 분이 명성이 없는 상태라고 해도 내부자들 영화의 우장훈 검사역이 가능할까? 

깨끗한 길은 깨끗한 사람들이 걸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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