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H Apr 21.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8

"오늘은 업비트에 B코인을 상장하신 백호준 대표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J 미디어 그룹의 김은누 기자입니다. "

"네...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팀원들, 그리고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B코인을 상장한 백호준입니다."

"한 간에 요즘 비트코인에 대한 열기가 뜨겁던데 새로운 코인을 개발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더리움의 ERC-20 표준을 따르고 깃 헙(github)을 이용하면 쉽게 개발할 수 있어 기술 접근성이 좋은 것이 첫 번 째였고, 두 번째는 사람들의 욕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저희가 개발한 제품의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입니다."

"욕망이요?"

"네, 소위 개미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욕망은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것이지요. 저는 토큰을 만드는 사람들의 더러운 욕망을 보았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해주시겠습니까?"

"왜 10원짜리 코인/토큰이 있고, 100원, 1000원, 만원, 십만 원, 심지어 비트코인처럼 수천만 원까지 하는 것이 있을까요? github에 공개된 기술이 그렇게 많이 차이 나는 것일까요? 아뇨 오히려 비트코인의 기술은 1세대고 지금은 3세대 코인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 수량을 정해놓았습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발행 수량은 무제한이고 몇 개 발행되었는지도 모르지만 기술 편의성과 투자 목적으로 가격이 오릅니다."

"그러면 발행 수량 제한과 기술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맞습니다. 가끔 코인을 만든 업체들이 소각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소각이라는 것은 송금은 되지 않는 지갑으로 코인을 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수량이 줄어 희귀해지면 가격이 오를 거라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 소각을 이벤트를 만들었다는 자체가 가격 상승을 방해하는 정보입니다."

"왜 그렇지요?"

"10원짜리 코인이라도 개발한 곳에서 채굴 혹은 기타 방법으로 10억 개를 보유했다고 하면 시장에 나왔을 때 100억 현금 확보가 가능합니다."

"작은 중소기업이 100억 투자받기란 정말 힘든데 100억이라면 정말 큰 금액이군요."

"최소한으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보통은 100억 개 1000억 개를 찍어내고 거래소 상장되어서 개미들이 붙어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물량을 털어 냅니다. 그러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또 놔두다가 호재가 있어 오르면 털어버리는 것이죠. 거래소에 상장되면 돈과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본인들 제품 광고를 해 주거나 만든 제품을 쓰거나 본인들이 만든 사이트 유입을 하면 돈처럼 막 뿌립니다. 그러면 또 그런 코인들이 나와서 가격을 또 내리는 것이죠."

"아... 상장사의 욕심이라고 보면 되나요?"

"네. 전, 트론을 창시한 저스틴 선의 경우 트론 개발과 더불어 비트토렌트를 인수해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있기 전 세계 70% 이상의 네트워크를 사용하던 솔루션이었고, 저도 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에 비트토렌트 프로토콜의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고 있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와 그와 같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드롭박스 회사의 유명 제품 등을 써 봐도 5 테라 바이트 이상이 되면 제대로 싱크가 안되었었습니다. 비트토렌트 싱크를 이용하면 10 테라도 문제없었습니다. 지금을 레실리오 싱크(resilio sync)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요즘 구글도 드라이브 5 테라 제한을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무결한 싱크 기술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트론의 경우 안 찍어 낸다고 해 놓고 수량이 계속 늘고 있고 비트 토렌트 인수하면서 BTT를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선 코인도 만들고요. 이것이 바로 욕망입니다."

"아... 거래소에서 돈의 가치를 하니 돈을 찍어내는 욕망이군요."

"네 한 나라에서도 화폐는 하나만 유지하려고 하는데 한 개인이 수많은 화폐를 찍어내는 것이죠. 본인 입으로 150원이 트론 가격이라고 해서 그 가격대를 못 벗어나고, 더 안 찍는다고 했는데 총량이 늘어나는 것을 보니 업계에서 신뢰는 깨졌다고 봐야 합니다. BTT의 경우 발행 수량이 10배가 넘으니 15원이라고 보면 되고요. 그래도 국내에서 많이 올려줬는데 그 가격이 오르면 비트토렌트 부스트 가격도 오를 테니 본인은 아마 선한 의도로 계속 국내 돈을 빼간다고 생각할 겁니다."

"와~ 완전 또 다른 세계의 개념이 있군요."

"네, 그리고 돈의 단위도 다르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들 김치 코인은 하지 말라고 하지만 김치 코인 중에서도 상장사와 친구들이 장난치지 않는 종목을 찾아야 합니다. 코인 외 포트폴리오를 봐야 합니다.  또,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저희처럼요."

"그러면 백 대표님께서는 나중에 본사 제품을 구입하게 하실 예정인가요?"

"네 당연합니다."

"가격은 어떻게 하나요?"

"그것은 비공개입니다. 비공개하는 이유는 다들 분석을 하실 테니 간단합니다. 코인에 투자하신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하려는 목적입니다."

"어떻게 피해를 입지 않게 하나요?"

"유통량이랑 관계없습니다. 최고가 기준으로 제품을 구입하도록 공표하면 됩니다. 그러면 코인을 들고 계신 분 중 어느 분도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지요. 물론, 100%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와우! 그런 방법이 있군요."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게 투자하시면 안 됩니다. 소수점까지 들어가면 0을 보는 게 피곤해지거든요."

"그러면 만드신 제품 중에 가장 싼 가격에 1이 매겨지는 것인가요?"

"정말 똑똑하시네요? 하지만 틀렸습니다. 이미 저희 코인이 너무 비싸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그리고 비공개입니다. 그러나 이런 대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리한 투자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수를 한 번 읽어 보시겠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래 예측을 잘하시는 분께서 많은 수익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럼,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ERC-20은 뭔가요?"

"ERC-20은 Ethereum Request for Comment 20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 이더리움 플랫폼 네트워크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쓰는 인터넷 선은 한 가닥이지만, 그 선 안에는 TCP/IP 기반의 수많은 프로토콜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토콜 위에는 또 수많은 구현체(implementations)가 있고요. 쉽게 설명드리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는 것입니다."

"흠... 조금 어려운데요?"

"비유를 하면 프랑스인 미국인 한국인 모두 같은 방에서 대화를 할 때 매우 시끄럽지만 같은 나라 말을 쓰는 사람의 말만 들립니다. 즉, 선은 하나지만 다양한 약속이 있고 그 약속 위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제 이해가 되네요."

"이더리움도 다양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사기를 조심해야죠."

"어떤 사기를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비트코인 투자하시는 분들 보면 비트코인 지갑이 있죠? 코빗, 빗썸, 업비트 같은 거래소는 우리의 비트코인 지갑을 생성해 줍니다. 실제 거래할 때는 그 지갑을 이용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 같이 다른 전자지갑으로 보낼 때는 지갑의 네트워크를 이용합니다. 그 네트워크가 다양하다는 것이죠."

"그러면 지갑 주소는 같은데 네트워크가 다르다는 말씀이시죠?"

"네, 맞습니다. 지갑 주소는 같습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Ropsten, Rinkby, Kovan 등의 많은 테스트 넷이 있습니다. 일반 지갑은 네트워크 선택 기능이 없지만 MetaMask 같은 왈렛(wallet, 지갑)은 네트워크 선택 기능이 있죠. 테스트 네트워크에서는 이더리움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테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하죠."

"그러면 그렇게 받은 이더리움이 지갑에 보이겠네요?"

"네 맞습니다. 네트워크를 모르는 사람에게 보여주면 정말 private wallet에 ethereum 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자 지갑은 개념이 심플(단순)하지만 네트워크를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기를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아... 그렇군요. B 코인이 거래소에서 십만 원에 거래되고 있던데 그 비결은 뭔가요?"

"업비트에만 상장해서 그렇습니다. 해외 상장 피(Fee, 수수료)가 10억 정도 하는데요. 수수료도 내지 않고 상장했습니다."

"국내에만 있으면 더 위험하지 않나요?"

"아닙니다. 비트코인 같은 경우 김프(김치 프리미엄)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국내 암호화폐 관심이 뜨거워서 돈이 많이 몰리는데, 해외랑 가격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wallet으로 코인을 보내고 외화를 계속 빼가고 국내 관심도에 비해 가격은 오르지 않습니다."

"아! 국내에만 상장되어 있으면 관심의 표현만큼 가격이 오르겠군요!"

"네, 정부에서 하는 중소기업 정책들이 성공한 것도 많지만 실패하는 것도 참 많습니다. 더군다가 기술 이해가 부족해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도 제대로 지원을 못 받는 곳도 있습니다. 업비트나 빗썸 등 금융 기관도 아닌 곳에서 회사를 마음대로 골라 상장을 시켜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리 미래 기술을 내다 보고 또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업비트에서 기술이 좋은 국가대표 기업들을 자유롭게 상장을 시켜주어 오히려 해당 산업이 더 발전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외화 유출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 금융위, 금감원, 그리고 은행연합회에서 많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도 순수 국내 기술 기업에 더 투자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B 코인도 국내에서 백만 원 넘기면 해외 상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정말 많이 이야기 고맙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김치 코인을 피하라고 하는데 다시 봐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쭙습니다만 한 번에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은 상장사 관계자가 아니면 불가능한가요?"

"네 맞습니다. 물론, 한 개인이 수많은 돈으로 야금야금 투자해서 작전을 짜도 되겠지만 올리는 만큼 개미가 붙는다고 해도 그만큼의 수익을 보장하기 힘듭니다. 이는 전혀 돈을 넣지 않고 토큰을 얻은 곳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 코인과 토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혼용해서 쓰시면 됩니다. 독자적 네트워크가 있으면 코인이라고 부르는데요. 사실 비트코인 외에는 모두 알트코인으로 부르고 그들이 구축하는 에코시스템(eco system, 생태계)이 생각보다 투명하지는 않아서요."

"투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투명하려면 상장사도 되어야 하고 회사에서 뉴스를 많이 내줘야 합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떤 회사가 그런가요?"

"저희 B 코인의 롤 모델은 메디블록(MEC)입니다. 이미 많은 국내 유명 병원이 함께하고 있고, 저도 제 의료 정보를 제가 들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가격이 오르던 떨어지던 국내 기업이 가진 코인의 시총을 늘여주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상장사와 파트너가 계속 잘 준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견물생심이라고 돈 있는 곳에 욕심도 함께 따라가거든요. 그 안의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계속 밝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환경이 구축되었으면 합니다."

"하하. 회사명까지 말해주시다니... 고맙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참, 마지막으로 암호화폐는 최신의 스포츠카 입니다. 운전만 잘하면 사람을 돕는 좋은 기술이 될 것인데 잘 모르고 무섭다고 차고에만 놔두면 빛을 잃어 버립니다. 부디 이 김기자님의 기사를 보실 분들의 많은 논의가 국내 블록체인 기술 발전으로 넘어 갔으면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