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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Apr 22.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9

"아니, 참나... 백 대표님. 인터뷰 자리에서 그렇게 메디블록이라고 코인 이름을 말해도 되는 거예요? 그리고 김치 코인을 추천하다니요."

"무슨 문제 있어? 노실장?"

"아니, 지금 회사가 글로벌하게 사업을 펼치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퍼블릭 미디어에 국내 코인 언급을 하면 어떡합니까?"

"노실장. 한국 의료 기술은 이미 월클(월드 클래스)이야. 그리고 사견이고 내 자리의 무게를 모르는 것은 아니야. 그러나 거기 이목이 집중되게 하는데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해."

"참나... 그럼 이건 어떤가요? 우리나라가 왜 분단국가인지 아시죠? 주식 시장만 해도 가두리 만들어서 자국민 등 처먹는데 김치 코인은 더 한 거 모르세요?"

"노실장, 가두리는 희망 고문 주면서 못 나가게 하는 게 가두리야."

"참나... 개미 모이면 자금력 이용해서 폭탄 던지고, 모이면 폭탄 던져서 미래 가치고 뭐고 새가슴 개미들은 다 떨어져 나갑니다. 가두리에서 희망 고문도 주고요."

"그것도 회사 가치고 오르고 자금이 많이 모이면 모일 수록 장난치는 사람들은 줄어들게 되어 있어."

"허허... 참. 자금이 모이면 다 해결이 되나요? 거래소도 프로그램 돌려요. 우리도 할 수 있잖아요"

"거래소가 직접 프로그램 돌리는 것도 오히려 덩치가 큰 자본이 들어올수록 피드백을 줄 수 있어. 개미들은 소송을 못 걸지만 세력은 시세 조작도 체크하고 소송도 걸 수 있잖아? 국내법으로 부정 취득 자금은 전면 몰수라는 것만 법제화시키면 되는 거야. 노 실장이 좀 추진해봐"

"아니 저희 부서가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런 것 까지 해야 됩니까? 그러면 나중에 대표님도 피해 볼 거라는 거 모르세요?"

"내가 피해볼게 뭐 있나? 우리가 마켓 메이킹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처음부터 B코인이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시작한 게 시세 조작이 아니라고요?"

"우리는 수량을 정확히 정해두었고, 해킹 방지 목적으로 정한 수수료로 자동 소각되는 방식을 선택했어. 무한정 찍어내는 도지 코 인하 고는 근본이 달라."

"참나... 어차피 회사 보유분 개미들에게 다 떠넘길 거 아닌가요?"

"노 실장은 언변이 참 부정적이군. 뭐, 결론만 말해서 좋긴 하다만. 떠넘긴다는 표현은 잘못되었어. 조금씩 시장에 풀긴 하겠지만 우리 회사가 그렇게 궁핍한가?"

"참나. 아니, 뭐 IR도 제 담당이긴 하지만 투자자가 괜히 투자하겠습니까?"

"회사 곳간 걱정하는 마음은 내가 잘 알지. 참, 이걸 말 안 해줬네. SD 자산운영 김 회장님하고 엊그제 만났는데 페어플레이할 것 아니면 자금 회수하겠다잖아. 거긴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해도 10년은 지원해주겠데. 회사가 정도만 걸을 수 있도록 잘하라고 하셨어."

"참나... 아니 그런 정보는 빨리빨리 공유해야죠!"

"하하 미안해. 노실장. 내가 요새 정신이 없어가지고. 아 그리고 김 회장님이 위 블락 인수하라고 하셔."

"네? 위 블락은 왜요?"

"걔네들 마켓메이킹 안 하고 페이 플레이해서 이번에 문 닫잖아. 속물이 아니라서 우리 필드를 떠나는 건데 실력은 최고니까 전원 회사로 들이래."

"참... 주식으로 인수할 것도 아니고... 그런데 M&A에 응할까요?"

"우선 거기 대표랑 회식 잡아봐. 그런 곳은 안되면 삼초 고려해야지."

"네"

"참, 그리고 노실장. 이번에 페이팔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랑, 라이트코인 실물 결제 지원하다니까 물량 좀 확보해봐."

"참나... 아직 멀었어요. 김프가 너무 껴서... 우리 회사 규모로 해외에서 사 오면 외국환 관리법이 어찌 바뀔지도 모른데 나중에 대표님 흠이 됩니다."

"아 그런가?"

"참나... 그렇죠. 그리고 국내 거래소 나스닥 상장하고 나면 국내 코인도 미국에서 진짜 돈처럼 취급될 텐데 뭐하러 그 짓을 해요? 차라리 저 평가되어 있는 국내 코인 찾는 게 낫지. 뭐, 대표님 말대로라면."

"하하 노 실장은 생각이 굳은 것 같은데 다른 사람 의견을 참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이네."

"참나... 뭐 새삼스럽게."

"그래, 노실장. 대한민국 의료도 월클이지만 우리 블록체인도 월드 클래스로 한 번 만들어 보세. 우리보다 머리 좋은 민족은 사실 유대인 정도지 않나?"

"배달의 민족처럼 해외에 회사 팔지나 마세요. "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무슨... 매국노 같은 게 있나? 오히려 국내에서 자금 확보 안되니까 모 기업 힘을 빌리는 것이고, 다들 나스닥 상장해서 외화 벌어 오는 거야."

"참나... 이건 나중에 이야기 좀 해요. 백 대표님이 잘 모르시네."

"그래? 내가 노 실장만 하겠어? 그래서 내가 대표지만 노 실장한테 다 보고하는 거 아냐."

"아무튼, 제가 생각 정리 좀 해서 기획서 올리겠습니다."

"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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