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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Apr 25.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10

"고 팀장님 이번에 들어온 신입사원 코딩만 할 줄 알고 거래소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뎁쇼?"

"교육시키라고 멘토링 프로그램하는 거잖아. 장 과장이 좀 알아서 해."

"아... 네... 저도 일이..."

"나도 너 가르칠 때 쉬웠는 줄 알아? 업무 보고에 멘토링도 넣어서 시간 분배 잘해봐."

"네, 알겠심더."


"명식 씨, 자리는 여구요. 뭐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요."

"아, 제가 업무 일지 보다가 궁금한 것들이 생겼습니다."

"뭔디?"

"김프가 뭔가요?"

"아 김프? 명식 씨 국내 거래소 10군데 중 9군데 문 닫은 거 알제?"

"아... 모르는데요."

"어우, 명식 씨는 평생 코딩만 했나... 그래도 회사 입사할 때 좀 알아봐야지, 참나. 어우씌"

"......"

"아 욕 아녀. 맨날 참나 하는 사람이 있어가지고선 내가 빙의된 것 같아서 놀랐지 크크. 아무튼 국내 거래소 다 문을 닫았는데 거래소가 문을 왜 닫을까?"

"거래소를 잘 못 만들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야, 순진하네. 다 아는 사람끼리 사람도 주고받고 하는 이 바닥에서 못 만들게 뭐 있어. 지네들끼리 연합해서 좋은 거 있으면 다 복사하는데, 너 깃 헙(github) 쓰나?"

"네..."

"꼭 소스를 github에서 받을 필요 있나? 한국에는 한국 나름의 우리가 남이가! 문화가 있어서 투자자들끼리 다 친구란 말이야. 잘 되는 사업은 기술도, 소스도 교환하고 같이 하는 거 아이가. 정확하게는 엔지니어 교환이랄까..."

"네? 그러면 경쟁이 되는 거 손해 보는 것 아닌가요?"

"어차피 친구들끼리 경쟁 안 해도 경쟁은 붙게 되어 있어. 오히려 친구들끼리 경쟁하는 게 담합하기도 좋제."

"아... 네... "
"자 그렇다면, 거래소가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이용을 안 해서 인가요?"

"그럼, 사람들이 이용을 안 하는 이유는?"

"수수료가 비싼가요?"

"아니. 수수료는 대부분 비슷해. 독점이 되면 마음대로 수수료를 올릴 수 있겠지만, 아직은 눈치 게임 이거든"

"그럼... 암호화폐 가격이 비싼가요?"

"흠... 비슷해. 어차피 암호화폐는 가격을 중앙에서 통제하지는 않지. 그러면 암호화폐 가격이 왜 다 다를까?"

"그거야 물량이..."

"그래, 물량이 달라. 물량은 왜 다를까?"

"거래소마다 암호화폐 보유량이 달라서 인가요?"

"맞아. 그게 바로 거래소가 문을 닫는 이유고, 김프가 끼는 이유야."

"아..."

"자 봐봐. 우리 거래소에 김프가 끼어 있으면 우리 거래소로 암호화폐를 전송시켜서 현금화하려고 하겠지?"

"아! 그렇군요! 암호화폐는 비싼 쪽으로 모이니까 김프가 많이 끼면 낄수록 암호화폐가 모이겠군요"

"그래. 김프 반대말을 역프라고 하는데 역프가 끼면 암호화폐가 나가버려."

"어? 그러면 어떡하나요?"

"거래소도 프로그램 매매로 평균적으로 낮은 가격에서 매집해서 상당수의 암호화폐를 들고 있거든. 역프가 끼면 해당 거래소에 보내서 가격을 다운시켜 버리지."

"엥? 그러면 암호 화폐가 나가버리잖아요."

"역프가 낄 정도면 암호화폐가 정말 많다는 거거든? 어느 정도는 완급 조절을 해야 김프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어. 시세 차익도 수백억 단위니 무식하게 우리 쪽 돈 넣어서 가격 올리는 짓은 안 해. 뭐, 김치 코인의 경우 그렇게 할 때도 있지만"

"그런데... 저... 그러면 시세조작 아닌가요?"
"시세조작? 거래소 사람들이나 알지. 그리고 우린 정보통신업이야 금융 기관하고 달라... 살기 위한 정책이잖아."

"그러면 코인의 기술성과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어떡하나요?"

"코인의 기술성과 미래도 보고, 김프나 전쟁 같은 시세조작도 잘 봐야지..."

"아... 그러면 바이낸스가 자기들한테 이익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신용카드를 막아 버린 이유가 그거군요. 당장은 돈이 들어올지 몰라도 자기들 암호화폐를 사서 업비트로 보내버리면 암호화폐 자체가 없어지니까 거래소 기능을 못하겠군요."

"크큭, 역시 머리는 *나 좋구만 맞아. 신용카드 번호도 국가 구분이 되어 있거든. 비자던 마스터던 말이지. 그걸로 구분해서 사서 보내는 것은 막아. 암호화폐끼리 교환은 안 막지. 그래도 자기들 볼륨(크기)가 줄어들만한 화폐는 막을 수 밖에 없지."

"아... 파트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정말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어요. 스테이킹이나 락업도 왜 하는지 궁금했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그랴, 스테이킹이나 락업은 은행에 저장하는 것 같이 넣고 안 빼면 이자를 주겠다는 것인데, 꼭 그런 의미는 아니야. 사기꾼들이 상장한 코인 가격 유지용으로도 쓰여. 아직은 적응 기간이니까 오늘 정보로 많이 구글링 해보라고!"

"네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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