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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Apr 30.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11

백 대표와 고 팀장이 늘 자주 가는 한양 삼계탕집. 가게 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계산대가 있고, 정면 상단에 텔레비전이 위치하고 있다. 가장 안 쪽 자리에서는 텔레비전이 잘 안 보여서 오히려 안 쪽 보다 문과 가까운 바깥쪽을 선호하게 되는 삼계탕집. 전복 삼계탕을 주문한 후, 회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 한국은행이 가상 화폐를 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기요! 여기 전복 삼계탕 두 개 주세요!"

"네. 전복 두 개!"


"아니, 고 팀장. 저 뉴스 어떻게 생각해?"

"대표님께서 따로 챙겨주시기 않았다면, 저도 한 낱 직장인인데요. 처음부터 사이버 머니였어요. 집 담보 대출금 나가지 카드값나가지. 딱히 빼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로또 사는 것 밖에 없었죠. 로또는 현금으로만 되니까..."

"내 생각도 그래. 어차피 정부가 만들어 내는 돈의 가치는 자꾸 떨어지고 있지. 과자도 너무 비싸고, 집도 너무 비싸. 그리고 이미 은행 통해서 돌아가는 돈은 이미 사람들에게는 가상화폐로 느껴지는 것뿐이지. 2030 세대가 가장 많이 한다는 암호 화폐에 대해서 뭔가 아는 척 꼰대 짓 하고 싶은 것 같네."

"동감입니다. 영 앤 리치가 있긴 하지만 극소수입니다. 오히려 저런 뉴스 뜰 때마다 자살 사건이 일어나니 민감한 사안을 건들 때는 진짜 뭔가를 만들고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뭐, 자기들도 자기 자리 지키기 위해서 언론 플레이하는 것이지. 우리가 애들한테 물려준 게 뭐 있나? 황사 하고 코로나 삼포, 오포 등 포기하는 방법만 알려줬지. 스스로 크고 있는 시장에서 그것 가지고 나쁜 짓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호들갑들인지... 사기꾼이 많으면 저런 뉴스를 낼게 아니라 우리나라 거래소가 제대로 뭔가를 하도록 지시를 하던지. 안 그래?"

"사기꾼도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블록체인으로 제대로 일하는 기업도 많습니다. 그런데 저희도 거래소를 하는데 정부 개입하면 괜찮을까요?"

"그냥 하는 소리야. 뭐, 그런데 요샌 워낙 들어오는 돈이 많으니 회사 유지는 평생 걱정 없을 것 같아. 그냥 50% 정도 세금으로 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나도 정부 못 믿어. 그 돈으로 사람들 갱생시키는 정책을 펼 수 있을까? NO. 그래서 지금처럼 집 담보 대출을 우리가 해 주고 그 이자를 낮춰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지."

"네 대단하신 것 같아요."

"뭘... 나도 K뱅크 보며, 벤치마킹한 거야. 베낀 거지. 향 후 에는 집 없는 사람들 기초 생활 보장해 줄 수 있게 회사 돈을 부동산으로 돌리는 것도 생각 중이야. 그러면 회사 자본이 안정적인 자산으로 바뀔 것 같아."

"그럼, 제가 일이 많아지겠는데요?"

"응? 하하. 그렇지. 시스템으로도 많이 생각해야 하는 일이지. 그래도 사람 알아보고 신용 평가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고 팀장이 시스템에서 빠지면 안 되겠지만 이제 신용평가 사업부를 담당해서 셋업해 줘야지 "

"거절합니다. 저는 지금 일도 벅차요."

"정색할 필요는 없어. 나도 직장 생활 오래 했잖아 고 팀장 실컷 고생했는데 또 다른 일 시켜서 더 고생시키는 거 아니야. 고 팀장이 신뢰하는 사람 뽑아서 시스템 유지하고 영향력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되는 거야."

"그러면 상위 직급은 아닌 것인가요?"

"상위 직급을 만들 생각은 없어. 괜히 상위 직급 만들면 나중에 그 부서 가서 잔소리하는 꼰대 취급받을 수도 있으니까. 직급이 중요하냐 월급이 중요하지. 고 팀장이 뽑은 사람은 부장이라도 연봉 상승은 꽤 크게 해야지"
"그나저나 저희 거래소도 세력이 많이 들어와서 걱정이네요."

"아 그래. 불개미에 고래에... 덩치 큰 놈들이 시세 조작하더라."

"한눈에 알아보시네요?"

"그래 저점에 100억, 200억 박아두고 매수된 애들은 한 화면에 있는 고점 바리케이드를 만들더군."

"주식 시장에서는 가두리라고 하죠"

"맞아. 코인판에서는 좀 다른데 단순히 희망 고문해서 못 나가는 게 아니라 고래가 충분히 이익 실현했다고 하면 아예 나가버려. 그래서 좀비나 시체만 즐비하지."

"서버 로그 보면 그렇더라고요. 빠질 때 시장가로 한 번에 빠져버려서 가격은 다운되어 있고..."

"맞아. 그동안 매집한 물량으로 더 싸게 사는 곳에 100억 걸어두고, 매집 물량은 수익 실현 구간에 다단계로 걸고 못 빠져나가게 고점에 매도 바리케이드를 치지. 개미나 송사리들이 작은 돈으로 그 구간을 빠져나갈 수 없어. 그리고 위에 바리케이드 조금씩 내리면 그나마 저점에서라도 팔려고 하거든"

"고기잡이 배 그물 치는 것 같네요."

"그래. 세력들이 모이면 오징이 잡이지."

"열심히 기업 알아보고 소액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은 사람들에게 대한 제재 정책을 펴면 똑똑한 놈들이라서 바로 알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고 팀장은 아이디어 있나?"

"뭐... 전 기술자니까... 소액 투자자 성향 분석하고 캐치해서 여유 자금으로 하라고 팝업이나 많이 띄워줘야겠네요."

"그래. 투자는 손실을 동반하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어. 나도 기업 조사팀 통해서 기업 실사 나가보라고 해 볼게."


"자, 전복 삼계 두 그릇이요~"


TV에서는 암호화폐 투자로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둘은 그 뒤로 말없이 또 게걸스럽게 삼계탕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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