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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May 01. 2021

[소설] 100조 원의 사나이_12

"아니 최 팀장님! 이건 정말 건의해야 합니다."

"아냐... 그건 순리대로 가는 거야. 어쩔 수 없어."


"무슨 일인데? 법무팀 논의가 뜨겁군."

원탁의 기사 회의실에 백 대표가 난입했다.

"밖에서 보니 논의가 뜨거운 것 같아서 궁금해서 들어와 봤네. 경원... 아니 최 팀장 괜찮지?"

"네, 문제없습니다. 서 변호사, 내용 말씀드려."

"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센싱 된 정보에 의하면 일명 청년 가상화폐금지법으로 만 22세 미만의 경우 가상 화폐 거래소 계좌를 열 수 없고, 거래도 금지하며, 대리로 거래할 시 형사처벌까지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음... 그래? 최 팀장 생각은 어떤가?"

"저는 순리대로 가는 것으로 우리 회사에서 대응할 것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아니, 팀장님. 고 팀장님 통계로는 우리 회사 이용 주 연령층이 2030이고 그중 대학생 비율이 크며, 만 22세 미만 금지가 될 경우 30% 이상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회사가 30% 매출 타격을 입을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서변, 나름 전략은 있어. 삼포, 오포 세대 청년들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것을 아킬레스건으로 해서 반대 논리를 만들고 여론을 형성하면 되지. 그런데 그건 아닐 말이야."

"대표님도 같은 생각이실까요?"

"음... 회사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중시하긴 하지만 결국 법리 판단은 최 팀장이 하는 것이지. 다만, 내 의견을 말해보면 우선 30% 매출 타격이 왔을 때 회사 인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야."

"대표님 다우신 책임 있는 말씀이시네요. 팀장님 보세요. 대표님께서도 걱정하신다고 하잖아요."

"서준 변호사 대표님께서는 대표님 자리에서 해야 할 당연한 말씀을 하시는 거야. 내가 법리 판단을 할 것은 아니지만 회사의 법적 대응 전략은 내가 결정하는 거지."

"그건 맞는 말일세 서준 변호사님. 나야 식구들 밥그릇 걱정하는 당연한 위치고..."

"서변이 올린 기안서는 논리가 너무 빈약해. 그리고 이 건에 대해 대응하면 회사 장기적으로 좋지 않아. 아이들이 무슨 컨트롤 능력이 있겠어? 영&리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야. 어린아이들에게 TV를 보여주면 컨트롤해주지 않는 이상 멈출 줄 모르지. 청년층도 마찬가지야. 학업에 정진해야 할 시간에 도박판에 뛰어들게 할 수는 없어."

"아니, 도박판이라니요. 대표님도 계신데."

"어험... 난 이만 나가보겠네. 아무튼, 법무팀의 열띤 토론을 지지하네."


"도박판 맞아. 주식처럼 시간제한도 없고, 상한가 하한가 제한도 없어. 더군다나 제대로 된 상장 심사를 하거나 사기꾼이 만든 회사가 상장하고 사기를 쳤을 때 모니터링도 안되고, 보상 정책도 없어."

"아니,... 그래도 주식처럼 하나의 투자인 것이잖아요."

"투자? 그것도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금융 관련 학과 진학한 학생들이라면 허용해도 되겠지만."

"아니, 그건 또 무슨 논리인가요? 누군 열어주고 누군 안 열어 준다면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의대생 아닌 학생이 사람 해부 실습을 할 수 있나?"

"......"

"학문적으로 전혀 관련 없는 학과가 여기 신경을 쓴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 손실이야. 정 밀어붙이고 싶으면 좀 더 기획에 대한 논리를 더 넣어서 만들어봐. "

"정 하고 싶으면 부모님께 의견을 제시하고 부모님이 하면 되잖아."

"최 팀장님은 잘 모르시네요. 세상에 어려운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어릴 때부터 힘든 일 하는 친구들에게는 이것이 마지막 탈출구 일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 친구들이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하면서 주식 시장 볼 수나 있겠어요? 밤에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투자하는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도 소싯적 오토바이 탔어. 만약, 배달직을 예로 들면 하루 종일 피곤한데 밤에 투자까지 하게 만들면 다음 날 피곤해서 사고 위험률이 높아져."

"이미 자기 인생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그 친구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국가나 회사가 막을게 아니라 도와줘야 합니다."

"좋아. 서 변호가 생각이 정 그렇다면, 우리 케바케로 모든 경우를 따져보고 무제한 토론을 한 다음 이 건에 대해서 대응하도록 하세. 김의원 님 보좌관께 연락해서 해당 건에 대해서 우리 법무님 변호사들이 토론을 할 테니 시간 있으시면 오셔서 참관하셔도 된다고 해."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냐. 나도 서변 이야기 들으면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이 흐르는데 법이 나이로 잘라서 무조건 막아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기 시작하네. 자네처럼 우수한 인력이 우리 회사에서 따로 좋은 제도를 마련해도 결국 법 아래 있어야 하니 말이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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