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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H Dec 29. 2024

실패는 있으나 실패자는 없다.

* 이 글은 여전히 건강, 나누기, 실패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고, 우선순위를 하나 더 이야기한다.


우리는 공부와 경험을 통해 기억을 쌓는다. 그런 기억들에게 우선순위를 주어 가장 앞에 위치한 것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생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연계된 기억 혹은 새롭게 만들어 내는 기억, 상상하는 기억들을 연결해 나간다. 이런 생각의 체계를 사고라고 한다. 즉, 사고는 생각이 체계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사고의 원칙을 논리라고 한다. 논리의 목적은 설득. 설득의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다시 기억으로 돌아가서 보면, 우리는 수많은 기억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어떤 기억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만들어 주는 기억이다.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도 그중 하나며, 비행기, 전화기 등 과학 기술도 대부분 그러하다.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해당 부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래서 생각을 할 수 없고, 사고도 불가능하며 논리적인 설득 또한 어렵다. 이런 부분은 사실 다른 사람들의 말로 금세 습득할 수 있다. 들을 자세만 되어 있으면 말이다.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실패했다? 그 유명한 3M의 포스트잇을 보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왜 동서고금을 뛰어넘는 격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8B%A4%ED%8C%A8%ED%95%9C-%EC%A0%91%EC%B0%A9%EC%A0%9C%EA%B0%80-%ED%98%81%EC%8B%A0%EC%9D%84-%EB%82%B3%EB%8B%A4/
  실패한 접착제가 혁신을 낳다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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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접착제가 혁신을 낳다 – Sciencetimes


실패자가 없는 원리는 실패는 기록을 통해 다른 사람의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그 기억으로 생각과 사고를 하게 하고 논리적인 실험을 통해 결국 원하는 답은 만들어 낸다.


다른 사람에게 기억을 남겨 주는 것. 그 자체가 인류가 위대한 유산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패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여 많은 기록을 남겨주길 바란다. 실패했다는 것은 도전했다는 기록이다.


실패는 있으나 실패자는 없다.




써 놓은 글을 저장해 두고 올리려는데, 제주 항공 사고가 한 동안 빅뉴스일 것 같다. 세월호, 이태원, 박지선, 이선균 자살 등 좋은 사람들이 죽는 우울한 뉴스가 나오면 덩달아 자살하는 사람도 많다. AI 판사 콘텐츠 본문에 자살 생각이 날 때, 상담 전화번호를 적어 두었었다. 어차피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전화를 걸 생각은 못하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단순히 큰 폭발에 대한 영상보다는 이 영상에 뒤 따르는 수많은 이야기를 찾아보고 디테일하게 그 감정을 전달받는다. 내가 말하는 실패 계획은 이런 큰 사건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떤 기록이던 무조건 적으로 기록은 남겨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생각이다.

 

살면서 환희와 기쁨, 만족, 충만함, 행복을 느끼는 시간도 많지만 그 반대의 시간도 많고 생각할 때마다 괴로운 경험도 많다. 이전 글에서 이미지를 깎으면서 밝혔지만, 내 머릿속에도 그런 기억이 많지만 지우지 않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40 중반의 세월 동안 잊으려고 안 해봤겠는가? 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딱 그 기억만 잊을 수는 없기에 수많은 술을 마시며 고혈압, 통풍, 고지혈, 간염 등의 만성 질환도 얻고, 30Kg이 쪘는데, 결국 잊지 못했다는 것이 결론이기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잊은 척하며 살 수 있거나 잊으면서 다른 기억도 함께 잊히는. 차라리 잊으려는 생각을 버리고 신이 주신 망각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낫다.


가벼운 주제던, 무거운 주제던. 삶의 단순한 이치를 반복적으로 말하며, 다음 글은 "우선순위"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사실, 우선순위는 내가 프로그래머다 보니 생긴 직업병이고, 어차피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레 우선순위에 대해 알게 되므로, 굳이 이야기할 필요도 없는 주제이다. 그러나 나누기와 합쳐지면 큰 힘을 발휘한다. 지금 나에게 우선순위는 안타까운 죽음을 틈틈이 애도하며, 또 하루를 살아가고 일을 하고 가족을 부양하는 것. Multi-level Feedback Queue 방식이 있는데 여러 단계의 큐를 만들어 상황별로 다른 전략 사용하는 우선순위 적용 방식이다. 큐라는 건 우리가 은행이나 병원 가서 대기표를 뽑아 기다리는 것과 같이 대기 행렬이라고 보면 된다. 최상위 큐에는 긴급한 감정 처리나 중요한 애도의 시간. 중간 큐에는 일상적인 업무와 필수적인 활동 하위 큐에는 미룰 수 있는 사교 활동이나 취미 생활로 "나누기"를 한다. 큐가 이동하는 것을 문맥 전환(context switching)이라고 하는데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 과제 중에 RTOS(RealTime OS)를 이용해서 펌풰어(문맥전환 개념이 없는 프로그램)에 스케쥴러(문맥 전환이 가능한)를 도입하는 시도를 6개월간 했었는데 그때의 공부가 평생을 따라다니며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사실, 0순위를 정하는 방법은 RTOS만의 기법은 아니다. 생각하는 나 자신은 항상 0 순위. 나는 생각한고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철학이 기반이었다. 1순위는 사람이었는데 내 인생의 실패는 사실 1순위를 사람을 두었기 때문에 늘 실패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죽음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을 1순위에 놓기를 끊임없이 종용하고 또 그게 정답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 다만, 지금 당장이 힘들기에 그럴 수 없는 나의 한계를 탓하며 나에게 맞춘 스케쥴러를 끊임없는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도 우선순위를 정하는 스케쥴러의 0순위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나머지 자원(내가 쓸 수 있는 하루의 시간, 애도하는 마음, 삶의 균형 등)을 잘 분배하시기를 바란다. 나누기로 만들어진 각 TASK 들을 잘 수행하면 좋은데 사실, "나누기"는 일의 단위로 나누는 것을 말하지 않기에 나누기를 선행하여 썼었다.

 이 글들은 또한 나에게 하는 말이고, 내 인생철학이기도 해서. 정신 승리라는 용어를 앞선 글에서 재 정의 했지만, 내가 믿는 것일 수도 있다. 실패는 있으나 실패자는 없다는 것이. 인생의 어떤 부분 부분들을 나누어 잘 스케쥴링해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수행하고 있다면, 누가 감히 실패자라고 할 수 있을까?


끝으로 제주 항공기 사고로 돌아가신 많은 분들을 애도하며 또 다른 세상에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시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내 삶의 많은 시간을 들여 관심있게 지켜보며 마음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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