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기에 대해서 이어서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양한 기준으로 서로를 구분하고, 그 구분이 삶의 방향성과 판단을 결정짓는다. 윤 대통령의 사례는 단순히 정치적 사건을 넘어, 우리의 관계와 가치 판단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사람을 나누는가?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했지만 보다 정교하게, 현실적, 세속적으로 이야기를 해 해보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 지인이라고 하면 어느 분류에 나눌 것인가?를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종종 사람들을 관계, 역할, 신뢰도, 혹은 공익적 관점에서 구분한다. 이 분류는 우리의 사회적 행동과 가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가 내 친구라면, 나는 개인적인 친분과 신뢰를 기준으로 그를 분류할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무겁지만, 사적 관계에서 우리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 주목할지도 모른다. 친구니까.
그가 대통령으로서 내게 영향을 미친다면, 나는 그의 정책과 리더십,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다. 법 집행을 강조했던 그가 법적 요구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를 리더로서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기준으로 나누게 될 것이다.
우리는 종종 개인의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를 기준으로 나눈다. 대통령의 행보가 대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나는 그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리더로 구분할 것이다. 반대로, 특정 상황에서 그의 행동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나는 그를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적인 리더로 볼 수도 있다. 세계 경제가 힘들다고는 하지만 과학기술 국가 예산 삭감한 것은 내 기준에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논리가 옳아도 무조건 밀어부쳐서 수많은 시민(아이포함) 제대로 진료도 못 받고 죽어 간 것.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상대 진영에서 나오는 팩트나 계엄을 선포하고 지금처럼 행동하는 것 등을 종합해 보았을 때, AI 판사 판단의 결과대로 결국 무기징역의 결말을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친구라면, 그의 인간적인 면을 먼저 떠올리게 할 것이다. 설령 그가 정치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리더로 비판받더라도, 나는 그와의 과거 기억과 개인적 유대에 의존해 그를 이해하려 할 것이다.
사실상 나누기는 사람으로 힘들었던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되어 체화된 하나의 철학이다. 프로그래머란 내 위치에서 아무리 목소리를 내어 봤자, 그의 운명을 쥐고 있는 것은 대세로 흘러가는 국민 여론과 재판 결과이다. 재판의 결과는 판사가 쥐고 있는 것이다. 인간 판사는 이미 세워진 법조문 범위 안에서 본인의 가치관을 더해서 판결한다. 나는 대통령의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시민으로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론이 기울어서 최근 뜨고 있는 김건희 여사와의 영상 등은 정치/시사 알고리즘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내 추천리스트에 나와도 클릭하지 않는다. 그들의 개인적 사생활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대통령의 자질과 연관시키는 것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들이 임기중에 한 선택과 그 결과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
좋은 기회가 되어서 윤대통령 사법고시 동기인 분과 과거에 술자리가 있었는데, 시원시원한 가치관과 철학에 얽힌 이야기를 듣노라면 나와 생각은 다르지만 참 멋있다는 느낌이 참 많이 들었었다. 각자의 생각과 길이 다르지만 태도와 자신감에서 묻어 나오는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어떤 순간만큼은 사람을 특정한 기준으로 나누지 않고, 한 명의 인간으로 마주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한 순간들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자의 생각과 길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사람들을 나누는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통해 행동하고 판단한다. 이것은 단순히 사람을 분류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삶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식의 본질이기도 하다. 사실상 나누기는 우리의 경험과 철학이 체화된 결과다. 과거에 힘들었던 관계, 사회적 경험, 그리고 개인적 선택들이 쌓여 나만의 분류 체계를 만들어 낸다.
프로그래머로서 나는 알고리즘의 논리적인 사고를 빌려 세상을 바라보지만, 때로는 그 논리로도 사람과 세상을 완벽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가끔은 인문학을 한 사람들이 부럽고, 판사가 부럽다. 판사의 경우 그 사람이 아무리 과거에 착한 일을 했어도 본인의 이익을 위해 살인을 했다고 하면 명확히 나누어 그 행위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판결을 내린다. 다른 여러 혐의가 합쳐지기도 하지만 각 혐의들도 각각의 판단 기준이 이미 법조문에 있고 수많은 판결을 통하여 그런 것들이 체화된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내 남은 생도 보다 논리적으로 사람을 나누는 기준을 세우고 싶다. 그래야 내 판단이 흔들리지 않고, 내가 세운 기준 속에서 삶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삶도 보다 논리적으로 사람을 나누는 기준을 세우면 좋겠다. 그래야 각자의 판단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삶도 보다 명확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길을 걸어간다. 그 속에서 각자의 철학과 경험을 반영한 나누기의 기준은, 결국, 자신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윤 대통령의 현재 진행형인 일처럼, 누군가는 탄핵을 지지하고 누군가는 탄핵을 반대한다. 어떤 판단을 세우고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개인의 철학과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이런 생각들의 기준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나누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그것을 통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