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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준 Jul 04. 2017

제발,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제발,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이번에도 오직 피아노 반주, 실버들 목소리.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실버들 떨림엔 아무리 조심스러운 피아노라도 둔탁해지고 만다. 이만큼 들었으면 처음 듣는 경우도 대충 공식이 세워져야 하는데, 아직도 신곡은 겁이 난다. 어디로 어떻게 떨릴지, 혹여 떨리다가 툭 한 번 꺾여서 돌아올 수 없는 생채기가 생기면 어쩌나. 실제로 본 적도 있다. 어떤 <이소라의 프로포즈> 녹화에서 그녀는 ‘제발’을 처음 불렀다. 짧게 직접 가사를 쓰게 된 에피소드를 읊조리다가 스스로 “제발…” 하고는 노래를 시작하는데, 몇 마디 부르다가 눈물을 터뜨린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도저히 못 하겠는지 무대를 내려간다. 다행히 실버들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고, 다시 피아노 반주, 실버들 목소리. 그런데 잘 떨리다가 한 번 꺾인 그것과 같이 툭. 몇 차례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방송에는 세 번 정도 만에 노래를 부르게 되는 그녀가 나온다.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오늘 처음 듣는 이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그녀를 걱정한다. 내가 안심이 될 때까지 그래야 한다. 실버들한테 너 왜 떨리느냐 물어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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