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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준 Feb 18. 2017

무제12

 




 신원갤러리 갔다가 남천 다리 건너오는 도중 학 한 마리가 난다. 난 뛰어들겠다 한 적 없건만 다리 이쪽에서 날아 저쪽으로 가서 앉으면서 남천에 너는 내려오지 말란다. 고개를 뻣뻣이 들었어도 내 쪽은 안 쳐다보면서 무시를 준다.


 다리나 건너려던 나는 안 되겠다 센 걸음으로 나가는데, 센 걸음 나가는데, 센 걸음으로 나아- 나가자, 역시나 놀라서 일어선다. 날개가 다 펴지기까지만 센 걸음이 몇 걸음 갔나 몰라. 나로부터 도망친다는 학의 날갯짓은 전깃줄마저도 현처럼 연주한다.











남천: 경상북도 경주시 구정동에서 발원하여 형산강으로 유입되는 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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