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거짓말은 있는가.
사진출처 : 알라딘
* 다시, 읽고 기록하기 10일 차
* 연재까지는 아니고, 가급적 자주 업로드
*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있습니다.
1. 들어가며
첫 거짓말의 순간은 언제 찾아오는가. 아마 자신의 첫 번째 거짓말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처음이라는 수식이 어색한 이유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많이 하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살다 보면 거짓말을 할 일이 많다. 아무 탈 없이 편안하지 않은 상황들에서 안녕하시냐고 인사를 하고, 좋지만은 않은 일상 속에 살며 sns에서는 좋아요와 하트를 남발한다.
물론 위와 같은 상황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타인을 대상으로만 거짓말을 하진 않는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속이고 속는 존재는 자신일 확률이 크다.
높은 자신감도 자존감 결여도 항상 팩트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요새 '느낌적인 느낌'이라는 말마따나 검증되지 않은 막연한 생각이나 추정 혹은 판단에 의해,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무언가 즉, 참이 아닌 것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2. 생존의 거짓말
주인공 '나'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는 순간(나가 진술한 사건 중 가장 이른 시간의 사건을 처음으로 말한 것이지, 정말로 첫 거짓말은 아닐지도 모른다.)은 학교에서 화분을 깨고 선생님 앞에 선 순간이다.
사랑스러움의 아이콘처럼 묘사되는 '반장'이 화분을 깼을 땐 "자신의 잘못을 고백할 줄 아는 정직한 아이"라는 평을 내리던 담임선생이 '나'가 화분을 깼을 때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후로, '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나'가 가장 먼저 속인 인물은 엄마도 아빠도 선생도 친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스스로가 믿을 수 있게 잔잔하게 밑밥을 깔고 점점 확신을 해가는 거짓말의 작업을 반복한다.
물론 거짓말의 배경에는 학교의 일 뿐만 아니라, 이곳저곳 돈을 꿔다가 일을 벌이는 아버지와 수년간 하객 알바를 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이 있다.
따라서 '나'의 세계에서 거짓말은 일종의 생존법칙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거짓말 자격증 2급을 취득하고도 1급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거의 모든 거짓말'의 세계에는 거짓말 자격증이 등장한다. 각 급수에 대한 설명이 나오긴 하나(3급부터 1급까지 나온다.) '거짓말'이라는 것의 특성상 딱 떨어지는 기준은 없거니와 내가 잘 정리하지 못할 것 같아 죄송하지만 있다는 것만 언급한다.(직접 읽는 게 설명이 빠를 것 같다.)
이러한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대행업체를 통해 '의뢰'를 받아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2급을 갖고 있으며 하객 대행, 손님으로 가장하여 식당이나 전시장의 직원 평가를 하는 일, 택배 아저씨의 친절도 평가 등 다양한 인물을 연기한다.
즉, 가족 구성원 개개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셈인데, 그들에게 거짓말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수단이 된다.
윤리적으로 옳고 그르다는 판단이나 거짓이 야기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업으로 삼는 사람의 전제 조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기 때문이다.(직접 언급되지는 않으나, 하객 알바에 모녀가 함께 가는 날엔 서로가 서로의 역할에 몰입하여 행동하는 식으로 묘사가 된다.)
메소드 연기 혹은 허언증(자신이 믿은 것을 믿는다는 의미로 사용) 환자 같은 거짓말쟁이들은 주어진 의뢰에 따라 자신을 바꾸며 세계 속에 살아간다. 그것이 그들의 삶인 것이다.
3. 옳은 것만을 말하는 것에 대하여
거짓말하는 아이는 나쁜 아이야!라는 말은 크면서 한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거짓은 좋지 않고 참은 옳은 것이라는 인식은 당연한 것으로 통용된다.
착한 거짓말이라는 말에서 굳이 '착한'이라는 수식어를 통해 의도를 설명해 주어야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가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우리는 알면서도 거짓말을 한다. 대개는 상대를 생각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
매일 자기기만(거짓말은 나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하게 되는)의 상황에 빠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비단 거짓과 참에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요즘 글을 쓰든 말을 하든 고민을 하게 된다. 도덕적으로 옳은 판단, 그러하다고 말을 해야 욕은 먹지 않는 말,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말이라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말, 그런 것들 앞에서 나는 얼마나 솔직한가. 얼마나 당당한가. 내가 응당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라고 묻는다.(물론 모든 일에 대해 이렇게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옳음은 사람들의 살아온 방식에 따라 다르고, 그들이 취하는 스탠스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재단해서 못 박아 말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나의 옳다는 믿음이 상대에겐 아닐 수도 있다.(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취향, 지향, 기호, 가치판단 기준 등이다. 범법이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들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1, 2, 3에 걸쳐 장황하게 구라(여기선 이 아기를 의미함)를 털었지만 사실 이 내용들은 책의 전반적인 줄거리에선 벗어난 것들이다. 반전(?)이라고 할 만한 요소가 있기도 해서 일부러 모든 줄거리를 말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위의 내용만 보고 책을 잡았다가 아! 완전 딴 얘기잖아! 이 그짓말쟁이!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리 일러는 두겠다.
책을 읽는 방법이 줄거리를 정리하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만 하는 법만 있는 것은 아니니, 굳이 말하면 거짓은 아닌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