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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Jun 13. 2019

초반 100페이지가 가장 재미있는 작가

『죽음』을 읽고


죽음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1, 2권 각14,000원



소장가치 8 / 트렌디 4 / 재미 7 / 정보 8 / 감동 3

추천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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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대장

#타나토노트?

#누가날죽였지?

#으앙쥬금ㅋ

#범인은누구

#늙지않는베선생님


Review

<초반 100페이지가 가장 재미있는 작가>

* 이 글은 『죽음』의 리뷰보다는 개인적인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책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들어온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명예 한국인, 상상력 대장, 프랑스 타일러...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수식하는 말은 많다. 나는 비교적 최근작인 <잠>부터 그의 책을 읽기 시작했고 약간은 과하다 싶은 자료조사와 그에 대한 설명(TMI)들만 제외한다면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이하 베선생)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초반 100페이지가 가장 재미있는 작가


  베선생 책의 묘미는 바로 초반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요즘의 나는 마음이 가벼울 때, 편할 때 책을 그중에서도 소설을 찾게 된다. 대부분의 장편소설들이 그러하듯 작가가 만들어놓은 세계에 진입할 때는 넘어서야 하는 관문들이 있다. 책 속 세상의 규칙부터 주인공이 어떤 생물이고 무엇을 지향하고 또 지양하는지. 그를 둘러싼 세계는 주인공을 어떻게 대하고, 주인공은 어떻게 대응하는지, 주변 인물들은 어떤지 그들과의 관계는 무엇인지, 감정과 갈등은 무엇인지... 한 줄 한 줄 쌓아가며 집을 짓듯 작가가 글로 써놓은 세계를 재조직해가야 한다. 초반 100페이지가 재미있다는 말은 다시 말하면 진입장벽이 낮다는 의미이다. 읽다 보면 금방 주인공이 눈에 들어오고, 그가 처한 상황이 들어오고, 이내 주변이 정리가 된다.  때문에 다음 페이지로 또 다음 페이지로 나아가는 데 부담이 없다. 

 

  신작 <죽음>도 마찬가지다. 첫 문장 <누가 날 죽였지?>부터 명백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날' 죽였지 라는 말에서 주인공은 죽은 사람일 것이고, 물음표로 문장을 맺음으로써 '누가' 죽였는지를 찾는 게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캐치할 수 있게 한다. 그다음엔 바로 '나'가 누구인지(유명한 대중 추리소설가 에드몽 웰즈) 나오고, 죽은 상태인지(에드몽 웰즈는 영혼 상태로 이승을 떠다닌다!) 알려주고, '누가' 나를 죽였는지 찾으러 다니는 간단한 구성. 이해력이 부족한 나는 이런 간단함에서 재미를 느낀다.


  물론 이러한 점들 때문에 많은 베선생의 팬들은 이런 평들을 내놓는 것도 같다. "예전만 못한"이라든가 " 혹은 "전작 000에 비하면 실망"같은. 이십 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나는 애석하지만 '그 유명한' <개미>나 <뇌> 같은 소설을 읽지 않아 전작을 잘 모른다.(바로는 아니더라도 차차 읽어갈 것이다.) 이런 나의 무지함은 의외로 도움이 되어 실망하지 않고 읽는 독자가 될 수 있었다(?) 혹자에게는 지나간 작가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이유로 나에게는 진행형인 작가이다. 매년 성실하게 책을 내는 작가도 드물거니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언제가 닿고 싶은 목표이기 때문이다.


  나는 베선생이 될 수 없고, 그와 같은 명성과 인기도 아마 얻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매번 선후 관계를 놓치고 만다.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약 40여 권의 책을 내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것도 결국은 꾸준한 작업량 때문이다. 비단 근간이 졸작이니 전작이 대작이 하며 다양한 평을 받겠지만(주인공이 작가로서 평가받는 것에 대한 장면도 소설 <죽음>에서 나오는데, 이게 베선생 자신을 투영한 게 아닌가 싶었다.) 잘 치는 타자도 4할은 못 친다. 다만 더 많은 타석에 나서고 더 많이 스윙을 해야 안타나 홈런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듯 그의 다작, 꾸준히 글을 쓰는 태도는 나를 반성하게 한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는 베선생의 세계관처럼 학곰군의 세계관이 만들어질 때까지 다만 꾸준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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