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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Apr 28. 2016

드니로의 사랑 에세이

진지를 머금은 개소리 한 마당

* 비 정기 연재입니다.

* 다소 혼란스럽습디다.

* 분류상 감성에세이입니다. 에세이 에세이 감성에세이



 1.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니로는 브뤼셀 대회에서 새 인연을 만들었다. 그는 노원의 딸 박노원과 함께 알로망 공화국으로 귀국했다.



2. 화장실 앞에서


  No One like me.


  화장실 앞에서 노원의 딸 박노원이 드니로에게 처음 건낸 말이다. 영어에 젬병이던 그는 함부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테레비에서 들었던 한 마디로 응수했다.


  Yes. we can!

  

  그가 대답하자 노원의 딸 박노원은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떴다. 드니로는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건지 화를 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외국인을 따돌렸다는 사실에 안도했을 뿐이다.


3. 그 여자의 이야기


  노원의 딸 박노원은 헤이그 출신의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어릴 적 라이온킹을 보고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그녀는 피해의식에 시달렸다. 아버지 노원은 츤데레였기에 그녀 앞에서 웃지 않았다. 다만 No one likes you.라는 쪽지와 아침상만 차려놓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세상에 뿌려진 자갈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자갈자갈. 겉은 단단해보이나 속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메두사가 박살낸 인간들의 후예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아버지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생각이 머리를 터뜨릴만큼 많아져 결국 실어증에 걸렸다.


  no one like me.

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드니로를 처음 본 건 세계 뜨개질협회에서 주최하는 뜨개질 in 브뤼셀에서였다. 사실 드니로라는 인간보다 그의 작품을 먼저 보았다. 비상하는 아르마딜로 3. 갑각류 친구를 털실로 만든다는 사실이 노원의 딸 박노원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그것을 만든 이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화장실 앞에서 뜻밖의 인연이 이어졌다. 화장실에서 그녀가 나오려는데 남자 화장실로 뛰어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뭐 카레에 당근밖에 없다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중얼거림이었지만 굉장히 시끄러운 소리였다.


  냉장고에 차고 넘치는게 감자야.
 많이 가져가.


  노원의 딸 박노원은 이해할 수는 없는 이국언어의 소리를 들으며 직관했다. 이건 알로망의 말인 것 같다. 그리고 저 사람은 드니로를 알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노원의 딸 박노원은 실어증에 걸려있어 할 수있는 말이라곤 no one like me.뿐이었다. 그녀는 좌절했다. 마음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는 그녀의 꼴은 지느러미 없는 리틀 멀메이드(인어 공주ㅎ)였다.


  한 남자가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그 사람이 드니로를 알 만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노원의 딸 박노원은 수줍게 인사했다.


  No one like me.

   

  그러자 얼굴이 빨개진 그가 말했다.

  

Yes. we can!


  그리고 그는 그 자리에서 웃으며 있었다. 분명 자신이 뱉은 말은 부정적인 것인데 Yes. we can!이라니. 아니 방금 We라고 한거야? 노원의 딸 박노원은 괜시리 부끄러워져서 도망쳐버렸다. 그가 드니로든 아니든 상관 없었다. 자신의 말에 긍정적인 대답을 해준 첫 번째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4. 그 남자의 이야기



  드니로는 이번에도 4위를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번엔 순위를 매기지않고 베스트 5 인가하는 어정쩡한 제도가 생겨 입선은 했다는 것이었다. 상금도 베스트5에 들면 같은 금액을 받았다. 그는 그 사실에 만족했다. 그러나 상금의 댓가인지 선정 소감을 밝혀야했다. 왼쪽에서부터 마이크가 온다. 다 외국인들인데 영어들을 잘했다. 어쩌지. 그는 혼란에 빠졌다.


통역이 필요하다.트렌스레미네이션 이던가 통역이. 아니; 뭐이리 빨라.


 그는 더 혼란해졌다. 영어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아까 만났던 외국인을 보내버린 말이 떠올랐다. 그의 오른 손에 마이크가 넘어왔다. 그는 힘차게 말했다.


Yes. we can!


동시에 왼손으로 엄지를 척하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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