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일 하나 없고 하루 하루 부담과 강박만 많아지던 요즘이다. 나다운 게 뭔데? 하는 고민이 깊어지던 차에 잡지를 함께 만드는 친구들에게 물어봤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모든 건 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애써 보고싶지 않은 내 모습이었다.
여윳돈이 없으면 일어나는 드럽고 치사한 일들. 탕진하거나 추락하면 안전망 하나 없이 추락하는 상황들, 기본을 갖고 싶어서 수개월 안 쓰고 모아 마련하면 저 멀리 앞서가 있는 친구들에 대한 열등감까지. 늘 최선을 다해도 더디게 나아가는 탓에 내가 게을러서 그런걸까 자책하던 날들이 나를 돈에 움츠러들게 만든 것 같다.
최근 남발하는 공약과 다짐, 그리고 결심탓에 스스로 지치는 것일 수도 있다는 피드백을 듣고 나도 모르게 다짐은 돈이 안들잖아. 라고 쓴 부분에서는 기분이 이상해졌다.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내는 친구들한테 가난이 묻은 말을 꺼낸 내가 별로였고, 가난을 전시하는 것 말고 나를 특징지을 게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확실히 돈이 없으면 호불호의 경계가 옅어진다. 실패할때 하더라도 경험하는 정도도 적을 뿐더러 돈 때문에 원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것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좋은 것을 보는 눈이나 감각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고 최고급 금붙이를 목에 걸고 롤리를 차는 미래를 그린다면 좋았겠지만 나는 많이 쫄아있었다.
아마 과거는 그럴 수 없었어도 지금은 다를 것이다. 예전엔 어쩔 수 없는거라고 수긍했었는데 이제야 세상을 원망하는 걸 보니 나는 아직 멀은 것 같다. 돈이 뭘까.
여태 내가 돈이 많아질 거란 상상은 해본 적 없던 것 같다. 다짐하지 않고 소망해본다. 앞으론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쓰고 오늘을 꼭 기억해야지. 00처럼이란 말도 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