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는 나와 당신을 위해

시카고 프로젝트 프롤로그 겸 신세한탄

by 이요마


* 시카고 독서 프로젝트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 사람이 책에서 읽은 통찰 모먼트들을 읽고 실천하면서 막연함을 해소하고 원하는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되면 좋겠습니다.



* 프롤로그에는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계기와 구구절절한 신세한탄이 담겼습니다. 1편부터 통찰 모먼트와 실행 기록을 담아보려 합니다.



1. 목표 없는 삶을 사는 것

퇴근 길에 버스를 기다리다가 문득 지금처럼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는 최선은 아닐지어도 주어진 책임을 잘 수행하며 살아왔고, 남한테 폐 끼치지 않고 나에게는 나은 방향으로 선택하며 서른 남짓까지 살아남았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내가 가진 것은 딱 거기까지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턱 막혔다.


내가 좋아하는 직종,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 배울 점 많은 좋은 동료, 선배들과 일하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갑갑한 한 끗. 그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 한 끗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명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목표'였던 것 같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학금을 타기 위해 정신없이 살던 시절에 나의 대외적 목표는 졸업이었다. 여덟 번의 학비가 해결되고 나서는 취업이었다. 운이 따라서 졸업과 취업의 미션은 큰 부침없이 해결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개인의 목표가 없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졸업/취업 이후의 대외적 목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나도 이것저것 도전해봐! 여행도 가고 사랑도 하고 창업도 하고 실패해도 괜찮아!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그 때의 내가 느꼈던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은 꽤 컸던 것 같다. 실패했을 때 안전장치는 기대할 수 없었기에 일상을 견디는 일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행복이나 즐거움의 감각은 뒤로 미루고, 내가 해야하는 일에 집중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억압하지 않았더라도 결과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아 그때 질러볼껄 하고 후회도 들지만, 만약 다시 20대로 돌아간다해도 나는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어쨌든 시간은 흘렀고 나는 직장인이 되었다. 주5일 9 to 6 출퇴근을 하고 퇴근 후엔 친구들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다. 프로필에 적어둔 서평 블로그를 준비 중이고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몇 가지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부단히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갈증은 계속되었다. 늦되게도 그 퇴근길 내가 목표라는 가장 기본적인 걸 놓치고 있다는걸 깨달은 것이다.


2. 년 후에 나는?

초중고 12년과 대학 4년과 교육 과정, 직장생활로 이어지는 시간들에는 마감 기한이 있다. 언제까지는 꼭 마쳐야하는 to do리스트를 하나씩 쳐내다보면 어떻게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경험을 계속 해왔다. 목표 달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어쨌든 행동은 강제되기에 한 발자국이어도 나아갈 수 있다.


내가 간과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나는 대외적인 목표에 매달리는 동안 개인의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었다. 대학 합격, 졸업, 입사로 이어지는 사회에서 요구되는 내 역할을 위한 목표만 있었을 뿐, 나는 그저 매순간을 견디기만 하며 살았던 것이다.


내게도 목표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내 콘텐츠'로 돈벌기가 있었던 것 같다. 소설가로 등단도 하고 싶고, 학곰 캐릭터를 개발해서 캐릭터 사업도 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유튜브로 유머 영상을 만들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것들은 몇번의 짧은 시도 후에 엎어졌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 다시 바라보니 왜 길게 끌고가지 못했는지는 알 것 같다.


나의 작은 시도들은 오로지 시간만을 갈아만든 것들이었다. 돈이 들지 않고,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취미들이었고 막연히 이걸하면 재밌겠다~ 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에 지속가능한 동기나 도달해야할 목표가 없었다. 그렇게 취미는 부차적인 것으로 선긋고 언제든 털어버릴 수 있는 것으로 마음에서 한정지었기에, 꾸준히 간 사람들이 자기 콘텐츠를 구축해갈때 나는 ~~를 좋아했었지 하는 푸념하는 아저씨가 될 수밖엔 없던 것이다. 사실 지금 시작해도 그렇게 늦은 나이도 아닌데 말이다.


우선순위로 삼고 목표를 만들고 나에게 비용을 투자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면 나는 20대의 내가 하지못한 일들을 상념으로 남기지 아니하고 실제의 삶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어쨌거나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회 속의 나의 위치가 아니라, 나 자신이니까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바꿀 여지가 있을 게다.


대외적인 목표에 집중했다고 했는데 사실 그것도 대단한 건 아니다. 그냥 남에게 폐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당장 먹고사는 일만 생각한 것뿐이다. 지독한 자기연민에 빠져살던 시간도 있었고, 요새도 불쑥불쑥 그런 마음이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이제는 이것이 내게 주어진 십자가라는 생각으로 견디며 살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나 스스로가 이 지난한 상황을 벗어날 의지가 없었다는 점일게다. 견딜 줄은 알았지 내가 다 뒤집고 바꿔보겠다는 의지는 없었다. 그냥 내게 주어진 것이니 감내하지는 마음은 그럭저럭 일상을 버티게하고 이따금 나의 불행을 전시할 수 있게 해줬지만, 끝도 없는 악순환의 구렁텅이에서 나를 꺼내주진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달라지는 건 없는 반복들.


나 스스로 진단해보니 지금 설정된 대외적인 목표는 월급 받고 고정지출 내기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현상유지다. 그럼 나는 내 인생에 만족하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지금 쥐고 있는 것을 놓고 싶지 않고 남들을 부러워하지만 확장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그런 상황. 나같은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건 유튜브로 자기계발, 재태크 채널을 보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무언가 하는 것 같은 기분은 들지만 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들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이렇게 살면 성공한 사람들의 자기계발 습관을 빠삭하게 잘 알기만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지금처럼 남들 부러워만 하면서 푸념이나 할 것을 말이다.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10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도했다. 그때 본선에 오른 참가자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똑같은 자기계발서/유튜브 강의를 본 사람들이 10년 후엔 어떤 모습을 할까라는 생각이 되었다. 누군가는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정상에 올랐을 것이고, 누군가는 여전히 그 강연과 책들을 전전하며 구상만할 것이다. 지금처럼 산다면 나는 후자가 될 확률이 높았다. 문득 재수학원에서 담임 선생님이 입에 달던 말이 생각났다.


너희는 평생 들러리 인생으로 살고 싶냐.
그래선 안 된다.


3. 도움이 되고 싶어졌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찾기보다는 자신도 모르게 들러리의 삶에 젖어 살아가는 것 같다. 어차피 난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과소평가의 마음으로 살아왔기에 마인드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늦되게도 나는 나아지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와 같이 하고 싶은 것이 뭔지도 모르고 오늘을 견디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졌다.


내가 무엇을 이뤘으면 자기계발 강연자들처럼 확신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내가 이룬 건 아직 없다. 다만 집요함과 지구력을 갖고 있고, 자기계발부터 어린이 책, 문학, 에세이, 주식책, 요리책까지 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유연한 독서 취향을 갖고 있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인사이트를 모을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책 속에는 인생이 담겨있다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한번도 제대로 읽고 실천까지는 가본 적이 없기에 이번 기회에 해보려고 한다. 시카고 독서 프로젝트는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다.


단기 목표는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고 실천하는 일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매주 하나 이상의 통찰 모먼트를 책에서 찾고(완독x) 실제 행동으로 엮어보는 일을 유지 해보려 한다. 일단은 개인적인 목표를 실행하는 것을, 추후에 큰 목표로 확장해가는 방향을 생각한다. 업로드는 주 1회.


장기 목표는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나서 목표를 세우고 생각만 하던 것을 이루는 일이다. 또 나의 기록을 보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줘서 그들도 원하는 바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바뀌면 주변이 바뀌고, 주변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는 선순환을 만들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목표라는 것을 세웠다. 잘 실천해서 달라지고 싶다.


1년 후 나는 다른 모습이기를 바란다.




* 완독한 책을 기준으로 서평은 아래 링크에 모아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