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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Jun 03. 2016

정카르

진지를 머금은 개소리 한 마당

그는 말했습니다.

당신은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네. 그런데요?

꼭 일부러 피해가는 꼴입니다.

무엇을요?

사회의 기준을 말입니다.

기준이라뇨?

당신도 이미 잘 알고 있잖아요.

통과를 말하는 겁니까?

나는 당신을 보면 가끔씩 이해가 안됩니다. 안될것을 알고도 왜 굳이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시는 겁니까?

글쎄요.

통과엔 관심이 없으신겁니까?

아뇨. 그건 아닌데 말입니다.

그럼 바꾸셔야죠.

뭐를요.

당신의 것을요.

그래야할까요?

제가 보기에 당신이 지금은 퇴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이시나요? 그런건 아닌데.

정말로 당신이 안타까워요. 된다고요. 분명히.

근데요. 정말로 애석하게도.

애석하게도?

제가 할 줄 아는 것이 이것뿐입니다.

네?

올해로 삼년쨉니다. 처음에는 당신이 말씀하신 것처럼 몽글몽글했어요.

그래요?

그리고 작년에도 바뀌고. 올해는 또 다르지요.

그게 퇴보라는겁니다.

저도 많은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많은 고민하는것을 알아요. 다시 물어볼게요. 통과하고 싶습니까?

예전엔 20대에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네.

그래 작년까지는요. 아재가 되어 통과하면 무슨 소용인가요?

그건 그렇네요.

근데 이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하 참. 제 생각에는 바꿔야... 아니 통과할 생각이 없다면 당신의 생각이 맞습니다.  오히려 옳은 방향입니다.

나는요. 나는 말입니다.

네.

아.

말씀하세요.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어중띠게 아류가 될 바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되고싶어요.

당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에요.

맞아요. 당신 말이 맞아요. 그런데 그 '보편적'인 방법. 당신이 말하는 바를 모르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백번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렇게 할 때는 전혀 재밌지가 않아요.

재미요?

네. 재미가 있어야 끝까지 마침표를 찍으련만 당최 재미가 없는걸요.

그럴수 있어요.

그렇죠.

통과를 안하면 그만이지요.

근데 참 병신같은게 뭔지 아세요?

뭔데요.

통과는 하고 싶다는겁니다.

자존심을 꺾어야지 않겠습니까 그럼? 난 당신이 잘되면 좋겠어요. 진심입니다.

맞아요. 맞습니다. 근데 진짜 제가 할 말은 이것 뿐입니다. 그게 제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이라고요.

노력은 해보셔야죠. 안그럽니까?

맞아요. 그렇죠. 그럼 지금 쓰는 이만큼도 안나온다는게 딜레맙니다.

난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당신도 행복하면 좋겠군요.

행복으로 퉁치려 하지말아요.

맞아요. 당신은 왜 맞는 말만 합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압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그럼 한 잔할까요?

제가 술은 잘 못하지만 당신이 주는 술이라면 한 잔만 받겠습니다.



*피터 존못과 정카르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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