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자극되는 유튜버들, 씨앗을 뿌리는 일에 대해
뭐라도 쓰기 34번째
자극적인 유튜버들이 아니다. 내게 자극을 주는 유튜버들에 대해 써보고 싶다. 집에 티비도 라디오도 없어서 생활소음처럼 유튜브를 틀어 놓는다. 재테크 강의, 인터뷰, 이스포츠중계, 스트리머 핫클립영상, 공포라디오, 명상을 지나 요즘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며 자신의 삶, 경험을 풀어내는 부류의 영상을 켜놓는다.
이걸보면 뭐라도 달라지겠지 하며 듣지만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다. 다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면 재지말고 일단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란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와 비슷하게, 알지. 아는데... 하면서 못하는 이유를 혼자 떠올리고 있으면 그들은 친절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라고 권한다. 더 변명할 거리도 없이 혼자 뻘쭘해져서 어제오늘, 밤산책을 나왔다.
유튜버와 1인미디어는 모두가 할 수 있지만 누구나 그것의 득을 볼 수 있는 건 아닐게다. 다만 나날이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며 다시 생활이 마비되어갸는 요즘에는 괜히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된 회사들이 필수적인 직군을 제외하고 정규직을 줄이고 그 일을 외주사에게 주는 일이 보편적인 일이 되면 어쩌지. 하며 10년 안에 정리해고 당하고 강제로 프리랜서가 될 상황을 생각해본다.(좀 부정적인것 같다.)
회사를 뗀 나는 자유시장에서 가치가 있을까. 갑자기 자영업을 시작해야하는 걸까. 나는 퇴사 이후에 무슨 일을 하며 먹고 살아야할까. 코로나를 겪으면서 회사밖이 무섭다는 건 인지했지만 계속 회사에 머물수도 없다는 걸 알게되었고, 지금부터 준비하지않으면 남은 생애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살 확률이 높겠구나 싶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면 2014년의 여름 나는 비슷한고민을 했다. 대학을 복학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갈피도 안잡히던 때. 그렇지만 자아를 찾으러 배낭여행을 훌쩍 떠나거나 마음 놓고 놀만한 형편은 되지 않아 매일 알바를 하며 하루하루 살아갈 때.
알바시간되기 전까지 시간을 때우며 돈 안들지만 경력이 쌓이면 직업이 될지도 모르는 취미를 늘려갔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동영상을 찍고, 책을 보면서 내가 40살이되면 15년차 경력이 되겠지 하며. 꼬물꼬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프로젝트들을 쌓아갔더랬다. 그때 뿌린 작은 씨앗중 일부는 죽어버렸고, 일부는 지금의 직업을 갖는데 도움을 주었다. 브런치도 살아남은 씨앗 중 하나다.
언제가부터 씨앗을 뿌리지 않게 되었다. 어느 시점인지 어떤 연유인지 모른다. 아마 직장인이 된 이후부터인 것 같다.(물론 직장을 다니며 뿌리긴했다. 독서모임이란 씨앗이 지금 독립출판물 제작까지 이어졌다.) 돈 안 되어도 괜찮고, 나만 즐거우면 그만인 일들이 줄어갔다. 9 to 6 일상의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면서 퇴근 후와 주말의 시간은 아까운 시간이 되었다. 씨앗을 뿌리는 시간은 일상의 영역이어야 한다. 아까운 시간에 뿌리는 씨앗은 필연적으로 언제 과실이 되어 돌아올까 잴수밖에 없다.
각각의 개인사업자인 유튜버들을 보며 자극받는 포인트는 기록이다. 그들은 매순간을 증명해야하기에 될 때까지 이곳저곳 씨앗을 뿌린다.(전문가나 연예인 채널은 다른 얘기다) 그러다 싹수가 보이는 곳에 투자한다. 설사 그것이 잘 자란다해도 유통기한은 있기마련이기에 다른 연결점들을 발견하고 씨앗을 뿌린다. 언제 자랄지 모르지만 그렇게 다양하게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자리늘 잡아간다.
그 기록들이 뒷광고 이슈같은 부메랑으로 날아와 하루아침에 사라질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자신에게 떳떳하게 살아가야하겠지만) 아마 시작점으로부터 멀리가는 데에는 꾸준히, 조금씩 뭐라도 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인 것 같다.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목적없이, 그저 재미를 위해 하는 일들을 다시 일상에 편입시켜야겠다. 처음에는 시간을 내서, 쥐어짜내서 하는 일이겠지만 10년뒤, 20년뒤에는 업이 될지도 모르는 작은 씨앗들을 매일 뿌리고 기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