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것이 아닌 것들로 일상이 채워질 때

오늘의 통찰 모먼트(21.2.20)

by 이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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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긴한데


내 삶이 어딘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긴한데 뭐가 잘못된지, 무엇을 바꾸면될지 잘 모르겠을 때가 있다. 몇년에 한번 찾아오던 이 '어찌할줄모르겠다 모먼트'는 나이가 먹을수록 1년 몇달 몇주 점점 주기가 짧아지는 것 같다.


이 모먼트의 위험은 해결되기 어렵다는데 있다. 대개는 남들도 그러는데 나만 유난이려나 하면서 참거나, 그래 지금이 그나마 최선이겠지 내가 뭘하겠어 하고 잊어버리거나, 그냥 또 지나가겠지 하면서 견뎌내면서 이 고민을 내일로 미룬다.


당장을 견디기 위해서 미루던 고민의 크기는 다음 주기에 찾아올 때는 배로 불어있다. 그 사이 나의 사회적 지위도, 주변사람들의 관계도, 경제적인 상황도, 건강상태도 달라져있기 때문이다.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고, 내가 이정도를 누릴 자격이 없나 자기합리화를 하게되고, 결국은 관성에 몸을 맡기게 된다. 그렇게 같은 고민을 후에 또 맞닥뜨리고 억하심정을 겪고 자신을 위로하며 삶은 버티는 일이 되는 것 같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행동이 없으면 변수가 생기지 않고, 사건(이벤트)은 발생하지 않는다. 아마 전과 비슷한 일상이 채워질 것이다.


내것이 아닌 일들이 가득할 때


나의 2월을 리뷰해보면 '운에 기대고 싶어했던 것'같다. 들고있는 주식이 오르기를, 인터넷 카페 경매에 내가 원하는 물건이 나오기를, 누가 나 대신 일해주기를. 나는 확률에 나의 일상을 걸었다.


한때는 누구도 믿지 않고, 누구의 도움도 바라지 않으며 내 이야기만으로만 맥락을 만들어가는 게 나의 지향점이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 내가 엄청난 걸 이루진 못했지만 오늘의 나를 채우는 일부가 되었더랬다. 하지만 2월 내내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것들은 내것이 아니었다. 내것이 되지도 않았다. 그냥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었을 뿐이고, 노력없이 인생이 뚝딱 달라지길 바랐다. 하지만 얻은 것은 공허함뿐이다.


문득 나의 일주일을 내것이 아닌 것들로만 채우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다거나 행복하다거나 좋다는 감각을 느껴본 지가 오래된 것 같다. 바꾸고 싶은데,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맘에 조급함은 커졌고 뭐라도 해야지 하면서 살다보니. 결국은 목적이 되어야할 나의 행복보다는 무엇에 초점을 두고 살았던 것 같다. 그걸 왜하는지도 모른채 말이다.


내것으로 다시 나를 채워갈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는 말로 피하지 말고 다시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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