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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Jun 13. 2022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6월 2주차

22.6.6~6.12 읽고 본 것들

퇴사일이 결정났다. 급작스럽긴하지만 언젠간 이렇게 되었을 일이라 생각한다. 두려움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 무엇을 하며 지낼까 설레는 요즘이다. 당분간은 뉴-프리덤을 찾아서 선선히 나아가야지. 이번 주는 마지막으로 수목금 출근을 하며 자리를 정리하고 나올 예정이다. 잘 정리해보자.


읽은 책


1. <평범한 인생>, 카렐 차페크, 열린책들, 2021

오랜만에 거의 모든 페이지를 접고 싶은 책이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내다니, 나도 언젠가는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을 회고하며 자서전을 쓴다면 나 또한 책 속의 '나'처럼 남에게 기억되고 싶은 에피소드 위주로 편집을 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평범해 보이는 인생으로 말이다.

평범한 인생은 있는 것일까? 우리는 습관으로 매일을 채워가며 평범한 인생을 만들어가지만 우연이라는, 알고보면 내 안에 잠재해있는 또 하나의 자아가 운전대를 잡으며 생기는 단편 사건들 속에서 인생 행로는 변해갈 것이다. 궤도에 오르면 그때부터는 다시 습관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갈 것이다. 내게 지금의 상황도 우연이 작용해서 자아의 주도권이 바뀌는 타이밍인 것 같다. 내가 바라는 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컨트롤 해보자.


2. <독점의 기술(개정판)>, 밀렌드 M. 레레, 페이지2, 2022

나도 한 분야를 독점해보고 싶어서 본 책. 

독점의 기회는 1. 수요가 출현하고 2. 현 서비스 제공자가 타성에 젖어있고 3. 새로운 능력이 있을 때라고 한다. 나는 굳이 분류하면 수요가 있어서 뭔가 해야지 해야지 마음은 먹었지만 타성에 젖은 치였다. 결국은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나만할 수 있는 공부를 하면서 대체되지 않는 상황적 독점을 만들어가는게 지금 시대의 흐름인 것 같다. 능력을 키우며 인풋을 유지한 채로 아웃풋도 조금씩 보여야겠다. 


3.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소담출판사, 2019

이왕 세계문학 읽는 것 베스트에 있는 것부터 읽어보자는 마음에 몇 개 리스트를 추려서 도서관에 갔더랬다. <멋진 신세계>가 제일 먼저 눈에 띄어서 고르게 되었다. 모든게 완벽하게 통제되는 사회. 자유를 포기하는 대신에, 세뇌를 통해 생각하지 않고 살아도 되는 행복한 세상. 그런 세상이 있으면 좋을까?

퇴사 전의 빅-타성에 젖음맨 상황이라면 골든-빠따 <멋진 신세계>의 세상을 선택했을 것 같다. 내가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라니 얼마나 편하겠는가. 그치만 지금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내 것을, 나의 영역을, 내 손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 욕구가 최근들어 많아지고 있다. 어쩌면 그런 것 하나 가질 수 없었기에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야만인 존은 기꺼이 자유를 외친다.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지금의 생활, 고민, 의제들은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 누군가 만들어낸 상상 속에 갇혀 그저 따라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자유의 방식마저도 말이다. 자유가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 책.

인용이 많이 되던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와 또 하나의 미래 예견 소설로 불리는 조지 오웰의 <1984>도 구해놨다. 비교하면서 읽어볼 생각이다.


4.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팩토리나인, 2022

기대가 커서였는지 조금 아쉬웠다. 지옥 공무원이 사무실 공사 때문에 이승에 세를 들어 함께 산다는 설정까진 좋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리디에서 '일반도서'로 분류되는 섹터, 굳이 따지면 순문학이네 장르문학이네 말하는 웹소설/웹툰을 제외한 종이책 문학의 범주에서 좋은 소설이란 '건전한 소설'이 된 게 아닐까 싶더라. 

잘 읽히고, 공감대도 형성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계열의 소설이고(같은 쌤팍의 팩토리나인 출판사), 이젠 안전, 힐링, 행복, 특수가족 같은 이야기가 전보다는 재미가 없는 느낌이다. 새로운 서사를 기다리게 된다. 캐릭터가 눈에 잘 들어오고 이야기가 귀여워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이 작품이 수상작인 이유는 역시 잘 썼기 때문이라는 건 자명하다)



본 영화

마찬가지로 2000년대, 2010년대 코미디 영화를 보았다. 마음을 편히 갖고 싶은 마음이 나를 이끄는 것 같다.

1. <극한직업>(2019)

: 생각 없이 보기에 좋다던 영화로 추천을 많이 받아 보았다. 화려한 말빨과 속도감이 임팩트가 컸다. 나도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테드 창이라고 개XX야"


2. <하면 된다>(2000)

: 언젠간 봐야지 마음먹었던 영화였고, 소소한 보험사기 코미디로 보기에는 좋았는데... 결말은 좀 엉망진창이었던 영화. 얼렁뚱땅 정신 차리니 이렇게 되었답니다 류의 잔잔바리 코미디로 보기에 좋았다. 2000년대 코미디 영화들을 보다보면 OST가 좋은 게 많은데 크라잉넛, 노브레인, 황신혜밴드 같은 지금은 레전드 밴드들이 좋은 노래로 참가한 것도 참 좋았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1. <환상 게임>(1995)

: 와... 이런 내용이였구만... 싶은 결말이었다. 1990년대의 용사물이 아닌 이세계 무녀 이야기라는 점도 재밌었지만, 책 속의 인물들이 스스로가 책 속의 인물이라는 걸 자각하는 메타픽션 이야기가 TV애니메이션으로 나올 줄이야. 뒤로 갈 수록 유귀와 미주, 유심과 진아 외에는 다 겉절이가 되어버리는 용두사미 모먼트가 있긴 했지만 꽤 재밌던 이야기였다.


2. <아카이브 81>(2022)

: 2부를 보라고 만든 시즌 1이라 그런지 좀 김이 샜다. 뒤로갈 수록 댄의 친구가 참 저런 친구 없다... 라는 생각으로 보게 됨. 이런 시리즈들을 보다보면 근원적인 궁금증이 생긴다. 아니 왜 사람들은 사서 악마를 불러낼까? 평범한 이들이 홀리는 것인지, 악마의 부름으로 자신이 비범해지길 바라는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아카이브 81>의 악마님은 발동 조건이 까다로워서 규칙이고 뭐고 테레비에서 튀어나와서 뛰어오는 <링>의 사다코 같은 비범함은 덜했다. 다만, 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는 편인데 오컬트물을 볼 때면 무섭게 하는 존재의 임팩트 여부는 캐릭터성도 있겠지만, 그걸 마주하는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의심에 있는 미지에 대한 공포가 아닐까 싶다. 그런면에서 미지도 공포도 두려움도 의심도 <곡성>, <랑종> 같은 영화 보다도 덜한 느낌.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처음만 이미지 첨부, 이후는 기록만 간단히


1. <스파이 패밀리>(2022)

: 아냐상이 이번 주에는 피구를 위해 특훈을 했다. 다음 주도 기대하는 중.


2. <방패용사 성공담 1기>(2019)

: <환상게임>을 다 달리고, 본격적으로 이세계 용사 이야기를 보고 싶어서 넷플릭스를 뒤지다가 시즌1을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고구마 전개-사이다 해소 방법을 따라가는 것 같은데, 아직 고구마 구간이여서 깝깝하다... 이미 유튜브에서 결말을 대충 스포당했기에 그 장면을 기다리면서 보아가는 중.


이번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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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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