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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Jan 23.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1월 3주차

23.01.16~23.01.22

설날이라 하루 늦게 리뷰를 하게 되었다.

조급한 마음을 누르고, 요행을 바라지 아니하고 다시 하나씩 천천히 해가보자.

지난주는 열심히 읽었고, 열심히 보았다. 이제 인풋보다는 아웃풋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메워가자.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데이비드 앱스타인, 열린책들, 2020


✅이요마 노트


* 얼룩소에 리뷰를 남겼다. 자세한 리뷰는 아래 링크로


새해 계획이 빠그러지고, 뭐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늦더라도 괜찮아! 화이팅!'하는 책을 보고 싶어서 고른 책. 결과적으로는 제목에 낚였다. 하나만 파는 외길인생보다 이거저거 두루두루 경험하고, 잡스처럼 한 개념과 다른 개념을 엮는 커넥팅 닷을 하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라는 게 책의 요지.


늦었다고 생각하고 지레 포기할 시간에, 좀 더 시야를 넓혀서 다른 걸 찔러봐라가 한 줄요약이라면 요약이다. 전반적으로 사례와 TMI가 너무 많아서 TTS로 틀어놓고 다른일 하면서 듣기 좋은 책.


▼얼룩소 이요마 리뷰

https://alook.so/posts/Djt6jER


2. <위치스 딜리버리>, 전삼혜, 안전가옥, 2020


"왜. 뭐. 마녀는 월세랑 가스비랑 수도비랑 식비 안 드냐."

"마녀가 되어서 좋은 게 뭐에요 대체?"

(...)

"하늘 날잖아."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시종일관 캐쥬얼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통에 쉽게 읽힌다. 더불어 성남시를 배경으로 하는 생활밀착형(?) 어반판타지기에 마녀-비행-초능력 같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지만 디테일이 죽지 않는 신기한 소설이었다. 한편 이 책에 실린 두 편의 단편 <위치스 딜리버리>와 <에어프라이어 콤비의 탄생> 모두 '미성년 능력자'들의 이야기인데, 분량 상의 문제일까 둘다 프리퀄 내지 인트로 같은 소소한 이야기로 마무리된 점은 아쉬우면서도, 후속작이 기대되는 포인트였다. 또한 그 미성년자 주인공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에게 처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것도 참 좋았다.


굳이 분류하자면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류의 귀엽고 명랑하지만 살짝 유치하고, 그러면서도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포지션일지언데, 나는 이런 이야기들이 좋다. 막연한 희망이나 낙관을 주지 않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이 잘 살아가는 이야기여서 그런 것 같다.


▼얼룩소 이요마 리뷰

https://alook.so/posts/E7taJ0e



3. <둠즈데이북 1>, 코니 윌리스, 아작, 1992


"던위디 교수님. 교수님이 오셔서 저 좀 데려가 주세요."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첫 회사의 팀 동료분들에게 추천받았던 코니 윌리스를 4~5년이 지나서 마침내 읽게 되었다. 2500년대 미래의 영국, 역사학자 키브린(대학원생인듯)은 1320년대 중세 영국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데, 좌표가 잘못되었는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심한 열병을 앓는다. 와중에 키브린이 원래 살던 시대의 옥스포드에도 원인불명의 전염병이 퍼지는데....


라는 내용을 힌트도 없이 480페이지를 풀고 있는 책. 2권에서 무슨 실마리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갑갑해 죽겠는 상태로 1권을 간신히 완독했다. 뭐든 상관없으니까 '문제가 생겼습니다.'라고 하지말고 무슨 문제인지 말해줬으면 좋겠다. 얼룩소에 리뷰하려고 읽다가 내 속이 먼저 터졌는데... 2권에서 드라마틱하게 다 해갈해주길 바란다... ㅠㅠ


책 내내 진행된 게 별로 없다는 건 그만큼 코니 윌리스가 그리는 1320년대 풍경과 2500년대 풍경, 그 안의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엄청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근데 그 디테일이 진행속도를 잡아먹는다면 코리안 독자들은 참지 못해...


4. <이야기의 탄생>, 윌 스토, 흐름출판, 2020


우리가 행동하고 싸우고 살아가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우리의 영웅 만들기 뇌는 끊임없이 우리가 더 나은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처럼 사고하기를 바란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낙관주의와 운명이라는 착각으로 삶의 플롯을 밀고 나간다.

(...)

목표 지향성은 긴장감 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낳는다. 주인공이 목표를 추구하는 사이 우리는 그가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함께 느낀다.

(...)

부족한 사회 정서가 누구를 응원하고 누구의 죽음을 갈망해야 할지 말해준다면, 목표에 대한 우리의 이런 반응은 이야기라는 롤러코스터에서 꼭대기와 밑바닥을 이루고, 언어 이전에 수백만 년 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생명체의 보편적인 언어를 쓴다.




✅이요마 노트

몇년전 창작학회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이야기다.'라는 명제는 두고두고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의 탄생>에서는 뇌과학적으로 인간이 어떤 스토리를 기대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신성한 결함'이라는 모델도 신기했지만, 제일 임팩트 있던 부분은 동서양의 스토리텔링 방법이 다르다는 파트였다.


서양이 영웅을 내세우며 개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반면, 동양에서는 영웅이 나오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그에 대해 평하거나 설명하는 식으로 조각모음식으로 연출된다는 점인데, 집단을 더 우선시 하는 문화적 특성의 차이가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작법과 스토리텔링을 공부하면서 영화, 드라마, 그리고 서양 쪽의 작법서에 주로 등장하는 '영웅'이라는 개념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요지는 개 쩌는 어떤 영웅이 나와야 되는 게 아니라, 독자가 몰입할만한 결함있는 주체가 필요하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어딘가 모자라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어떤 주체들은 사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상과는 다르다. 캐릭터에게는 작가가 투영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걸 이루든, 실패하든 과정에서 달라짐이 있다는 점에서 사람과 다르다는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할 수 있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 동물이니까)


그래서 그런 '영웅'들은 가상의 인물이어야만 하고, 확인하지 않고 확장하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비현실적인 심지와 마음가짐이 있긴 해야겠구나... 싶은 역설적인 생각이 들더라. 여하튼 여러모로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의 캐릭터를 잡는데 도움을 받은 책.


5. <체인소 맨 1~12>, 후지모토 타츠키, 학산문화사, 2020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애니메이션 12화로는 못내 아쉬워서 명절에 달렸는데... 고상하게 세계문학 읽다가 요걸 읽으니 자극이 빡 온다. 동강동강 댕강댕강은 기본이고 벅벅 부르르릉 하면서 자르고 잘리고 붙이고 쏘고 하다보니 1부가 끝나있었다.


친구가 1화 만신이라고 했는데, 걍 만신이었다리... 막판에는 이해 안 가는 부분도 몇 있었지만,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덴지라는 안티 히어로, 마키마라는 알쏭달쏭한 인물, 지맘대로 가는 파워, 사연 많은 아키까지 캐릭터들의 몰입도가 다만 세계관이나 설정에 갇히지 않고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더라. 2부를 기대하게 되던 이야기




본 영화

: 이번 주는 없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1. <진범인 플래그>(2021)

초반 몇화의 일본스러운(?) 음습함만 넘어가면 18화까지는 내달릴 수 있던 시리즈.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주려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읭? 한 결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주인공 빼고 모든 사람을 의심해야하는 추리게임, 의도와 우연이 겹치며 커져버린 판은 한 편의 소설이라기보다는 연극 같았다고 할까.


<더 글로리>에 이어서 본 드라마여서 그런가, 사람이 악의를 품을 수는 있지만, 선의는 베풀 수 있는 존재일까 하는 질문이 맴돌던 모먼트.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2022)

: 재미는 있는데 어딘가 역한 구석이 있다.



기타 기록

: 지난 수년간, 또 퇴사 후에 인풋을 원없이 하면서 '스토리 분석 노트'를 만들었다. 

올해는 반드시 한 편을 완결하고 싶은 글쟁이들을 위한 스토리 분석 툴이고,

이걸로 공부하다보면 잘 팔리는 이야기, 스테디셀러, 세계문학, 내가 좋아하는 문학은 어떻게 쓰였는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세용

https://tumblbug.com/pimo1




: 얼룩소라는 매체에 서평을 쓰고 있다. 브런치에는 시차를 두고 아카이빙 목적으로 올릴 예정

매주 쓰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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