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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Jan 30.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1월 4주차

23.01.23~23.01.29

조급한 마음에 비해 아웃풋은 적었던 한 주

얼룩소 포인트가 들인 시간대비 안 나오기 시작해서 조금 식었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다시 퀄을 높여서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소설 쓰기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스토리노트 활용해서 이도 마찬가지로 극복할 것이다. 어제 불현듯 간이 워케이션(?)을 계획했다. 일단 표부터 끊고 동해시로 간다. 가서 뭐 계획하고 놀 건 없고 열심히 바다보면서 소설 쓰다 올거다.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밝은 밤>, 최은영, 문학동네, 2021


그즈음 남선은 자주 친구들을 끌고 집에 들어와서 다 같이 담배를 피우며 대통령과 국회의원과 정당과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 격렬한 토론을 벌이곤 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덜 고통받고 더 잘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말을 하면서도 할머니의 발이 얼마나 부어 있는지, 가끔씩 배가 뭉칠 때마다 할머니가 얼마나 큰 두려움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엇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말하면서 할머니가 벌어온 돈은 아무렇지 않게 앗아갔다. 그런 그를 볼 때면 할머니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분노가 서린 웃음이었다.

(...)

그 냉소적인 가면 뒤에 상처받고 싶지 않고, 더는 울고 싶지 않은 할머니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없었다.


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이 책을 처음 잡은 건 2021년이었다. 친구 결혼식에 가려고 부산가는 열차를 타고 1부까지 읽었고 한동안은 다시 이어 읽지 못했다. 왜 그런고 생각을 해보니 여력의 문제였던 것 같다. 최은영 작가가 그려내는 감정을 받아들일만한 내면의 공백이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2년이 지나 완독까지 갈 수 있었다.


사람에게는 지켜야할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내주지 말아야할, 타협의 여지가 개입할 수 없는 그런 영역말이다. 그저 갈등을 회피하고 싶어서,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하나 둘 열어준 내 안의 선을 타인들은 별 생각 없이 헤집어놓고 떠났다. 내가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어.'라고 말하기 시작했던 건 '내 영역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거 같다.


내 주변의 어떤 사람도 악의를 품고, 내 바운더리를 침범한 건 아닐 것이다. 하나 둘 문을 열어준 건 나였고 '얘는 이래도 되는가 보다'하게 만든 것도 나였다. 열 번 악한 일을 하다가도 한 번 선한 일을 하면 개과천선했다는 말을 듣지만, 그 반대는 '변했다'는 말을 듣는다. 난 그런 평가와 시선이 그렇게 무서웠던 것 같다. 나 자신을 그렇게 방치했던 것 보면 말이다.


<밝은 밤>을 읽는 내내, 자신의 모든 영역을 선긋지 않고 타인에게 내어줬다 황폐해진 지현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그리고 차차 주변 사람들의 노이즈들을 제거해가며 자신의 선을 다시 그어가는 과정을 보며 작지 않은 위로를 받았다. 세상의 명분이, 가족의 명예가,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그것으로 내가 죽는다면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어주지 않아야할 부분에는 타협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좋은게 좋은거지가 만든 거지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K픽션 아카이브 리뷰

https://brunch.co.kr/@hakgome/447


2. <아무도 모르는 악당>, 최재원, 백조, 2021


"재미있었어?"

"진짜 재밌네. 액션이 죽이잖아. 시원하게 다 갈겨버리니까 스트레스가 확 풀려. 다음에 속편 나오면 또 보러 오자."

"이런 건 그냥 기다렸다가 TV에서 나오면 봐."

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도서관 신착 코너에서 발견해서 읽은 소설집. 굳이 분류하자면 김동식 작가와 비슷한 현실밀착형 SF 모시깽한 부류의 이야기들이었다. 전반적으로 기대할 희망도 없지만, 절망도 없는 '내가 뭐 그렇지. 세상이 뭐 그렇지. 뭐 되겠어?'하는 푸념의 정서가 강했던 책.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에라 모르겠다. 또 죽자>와 <아무도 모르는 악당>이었다.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어딘가 끝맛이 씁쓸한 정서가 묻어나는 작품들. 이건 기분탓인데 책 전반에 80년대생 남자 작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근데 이제 패배주의에 물든, 외로운, 남과 자신을 많이 비교하는 이라는 키워드를 곁들인... 표4의 허희 평론가의 평론은 최선을 다했다.


▼K픽션 아카이브 리뷰

https://brunch.co.kr/@hakgome/448



본 영화

: 이번 주는 없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1. <종말의 발키리 Ⅱ(>(2023)

✅ 이요마 노트(스포있음!)

급체 + 몸살로 하루죙일 누워있는 동안 봤던 '본격 신성모독 액션 애니메이션'.


텍스트고 영상이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정보가 들어오지 않기를 바랐고, 정말 생각없이 보기에 좋았던 애니메이션이었다. 1기와 마찬가지로 야 신이랑 인간이랑 싸우면 누가이김? 이라는 간결한 소재와 화려한 액션만으로 충분했다.


2기 내내


헤라클레스(그리스 신) VS 잭 더 리퍼(영국의 연쇄 살인마)

시바(인도 파괴의 신) VS 라이덴 다이에몬(전설의 스모선수)


두 싸움과 각각 인물의 배경스토리가 나오는 단조로운 구조였는데, 스킵하면서 보면 딱이다. 헤라클레스의 인류애, 잭 더 리퍼의 애잔함, 시바와 다이에몬의 결의가 포인트라면 포인트일텐데 막 공감이 되진 않는다. 전장에선 전사들이 죽을 각오로 싸우는 의지, 결의를 본다는 정도지 밸런스 패치가 제대로 된 것 같진 않다. 이 속도의 전개면 3까지 보고 중도하차하지 않겠나 싶다. 진시황에 노스트라다무스도 나온다던데 굳이 만화책까지 보고 싶지는 않은 모먼트.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2022)

: 재미는 있는데 어딘가 역한 구석이 있다.



기타 기록

: 지난 수년간, 또 퇴사 후에 인풋을 원없이 하면서 '스토리 분석 노트'를 만들었다. 

올해는 반드시 한 편을 완결하고 싶은 글쟁이들을 위한 스토리 분석 툴이고,

이걸로 공부하다보면 잘 팔리는 이야기, 스테디셀러, 세계문학, 내가 좋아하는 문학은 어떻게 쓰였는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세용

https://tumblbug.com/pimo1



: 얼룩소라는 매체에 서평을 쓰고 있다. 브런치에는 시차를 두고 아카이빙 목적으로 올릴 예정

매주 쓰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온라인 중고서점 기린책방(읽은 책들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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