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톳으로 밥을 지어 약고추장에 슥슥
내 살림살이 중 없으면 안 되는 장비 중 하나는 압력밥솥이다. 신혼 때 반했던 시어머니의 요리 옆에는 항상 압력솥이 있었다. 팥찰밥, 삼계탕, 갈비찜, 전복밥 등 압력솥에서 탄생한 요리들은 밥을 두 그릇씩 먹게 되는 마법을 마구 부렸고 나도 압력솥 애용자가 되었다.
솥밥은 쌀과 재료의 풍미를 짧은 시간에 잘 어우러지게 하는데 말린 톳을 넣어 지은 톳밥은 우리 집 솥밥 인기순위 1위이다.
제주 여행길에 자주 들른 한림항 근처 ‘바당길’이라는 식당에서 톳밥과 약고추장을 처음 먹어봤는데 서비스로 주신 음식이 메인 요리만큼 맛있어서 몇 번씩 리필해서 먹을 정도였다. 톳과 보리쌀이 번갈아가며 씹히는 식감이 좋았고 심심한 바다맛에 돼지고기 고추장을 가미하면 감칠맛이 살아났다.
오일장에서 말린 톳을 사 와 물에 불려놓고 밥 지을 때 넣으면 영양만점 톳밥이 완성된다. 바다의 불로초라 불리는 톳은 칼슘과 미네랄이 풍부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최고의 영양식품이다. 톳밥은 물론 톳나물은 제주 로컬 식당에 가면 단골로 나오는 반찬인데 제철일 때 많이 먹는 것이 좋지만 살짝 데쳐 먹을 만큼 냉동실에 소분해 놓으면 일 년 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슬고슬 톳밥에 약고추장 또는 달래양념간장을 곁들여 먹으면 다른 반찬 필요 없는 메인요리가 된다.
바다수영에 가서 따온 생톳으로도 해보고 시장에서 산 건톳을 불려서도 해봤는데 둘 다 맛은 비슷했다.
제주 톳과 약고추장으로 입맛 돋우는 건강한 여름밥상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