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다는 건.
길들여진다는 건
누군가와 특별해지는 일이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존재 중에서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혼자인 시간은 더 이상 그냥 시간이 아니다.
기다림이 되고, 부재가 되고, 외로움이 된다.
여우는 말한다.
길들인다는 건 관계를 맺는 일이라고.
그리고 관계를 맺으면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혼자 견뎌야 하는 순간들이 생긴다고.
그래서 길들여짐은
항상 기쁨만 주지 않는다.
누군가가 없을 때의 허전함까지
함께 데려온다.
외로움은 실패의 신호가 아니다.
그건 마음이 닿았다는 흔적이고,
의미가 생겼다는 증거다.
문제가 되는 건 길들여진 마음이 아니라,
그 외로움을 혼자만 감당해야 할 때다.
부재가 대가처럼 찾아오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길들여짐이란
누군가를 붙잡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없을 때의 감정까지
품을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어린 왕자는 여우를 처음 만났을 때,
그저 “안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