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에서 사람으로 변신 중.
딱 7개월 전, 나는 곰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곰”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에 꽤 충실한 상태였다.
검사 수치도, 외관도, 움직임도.
어느 쪽이든 “관리 필요”라는 도장이 찍혀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때 조련사를 만났다.
그 조련사는… 나보다 훨씬 어린 쌤이었다.
나는 인생을 꽤 오래 살았고, 회사에서도 이런저런 “조율”을 해봤다.
그런데 여기선 내 경력도, 말발도, 논리도 별 도움이 안 된다.
조련사의 한 마디면 모든 게 정리된다.
“앞으로 굴러.”
“뒤로 굴러.”
“한 번 더.”
내가 아는 굴러가는 건 프로젝트 일정뿐인데,
이곳에서는 내가 직접 굴러간다.
몸이 굴러가고, 자존심이 굴러가고, 숨이 굴러간다.
"유산소... 타고 가세요"
숨은 특히… 턱밑까지 차오른다.
인간이 이렇게 ‘호흡’에 대해 진지해질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아, 내가 지금 살아 있구나.”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도 같이 온다.
가끔은 못 한다고 그냥 드러눕고 싶다.
정확히는 “드러눕기”라는 운동을 하고 싶다.
정적인 자세로 오래 버티는 것.
내 특기다.
그런데 조련사는 웃으면서 말한다.
“잠시 휴식.”
이 말이 무섭다.
‘포기’가 선택지에 없다는 뜻이니까.
어리지만 조련사다. 내 요령이 들어갈 틈이 없다.
그 친구는 내가 대충 넘어가려는 순간을 잡아낸다.
내 몸이 속이려고 하는 걸, 그 친구는 먼저 알아챈다.
어쩌면 이건 체력보다 정직함을 훈련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운동이 끝나면 몸은 잠깐 사람인 척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몸은 솔직해진다.
온몸이 아프다.
계단은 협박처럼 느껴지고, 의자는 너무 친절해서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그 고통이 묘하게 “기분 좋은 고통”이다.
내가 망가지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증거 같아서.
나는 아직 완전히 사람은 아니다.
가끔은 마음 속 곰도 튀어나온다.
힘이 들면 표정이 어두워지고,
횟수가 늘어나면 마음이 투덜거린다.
그런데 그때마다 조련사는 같은 톤으로 말한다.
“오, 지금 좋아요.”
그 말이 나를 다시 구르게 한다.
칭찬이라기보다, “당신이 해낼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는 확인 같아서.
나를 몰아붙이되, 망가뜨리진 않는 기술.
열심히 사는 사람의 태도는 대체로 조용한데,
그 조용함이 내 곰 같은 고집을 조금씩 누그러뜨린다.
그래서 요즘 나는 감사하다.
나를 조련하는 사람이 나보다 어리다는 사실이.
어림이 주는 가벼움이 아니라,
어림에도 불구하고 갖춰진 성실함을 확인하게 되니까.
7개월 전 나는 곰이었다.
지금은… 곰이 “사람 흉내”를 꽤 그럴듯하게 내는 중이다.
아직 멀었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조련사는 나를 사람으로 만들 생각이다.
나는 가끔 도망치고 싶지만,
매번 다시 센터 문을 연다.
아마 그건,
문을 여는 순간
내가 조금 달라졌다는 걸 알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은 말하는 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