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꽉 채워 사는 일

불안한 날에는 뛰자.

by hako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가끔은 진심 그런 생각을 한다.
인류가 생긴 이후 지금처럼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가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세상은 자주 흔들리고

사람 마음도 덩달아 흔들린다.


나이가 적든 많든
각자의 불안을 하나씩 안고 사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지
정확히 말하기도 어렵다.

딱 집어 설명할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평안한 것도 아니다.

그 애매한 불안을 데리고
하루를 버티는 일이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든다.


그래서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

러닝을 한다.
책을 읽는다.
글을 쓴다.

이 셋이
내 삶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러닝을 하면
몸보다 먼저 머리가 반응하는 것 같다.
엉켜 있던 생각이 조금 풀리고
막막하던 마음도
아주 조금은 앞으로 가는 쪽으로 움직인다.


달리는 동안
대단한 답을 얻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뇌가 살아 있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있다.
방법을 찾는 쪽으로,
어떻게든 해보는 쪽으로.


책을 읽으면
생각의 중심이 생긴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내 머릿속도 같이 소란스러워지는데,
책은 그 소음을 조금 낮춰준다.

남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흩어져 있던 생각이 한 곳으로 모인다.

아, 나는 지금 이런 마음이었구나.
나는 이런 질문 앞에 서 있었구나.
조금 늦게라도 알게 된다.


글쓰기는 또 다르다.
복잡한 것들을 정리하게 만든다.

막연한 불안은
머릿속에만 있으면 점점 커진다.
그런데 문장으로 꺼내 놓으면
의외로 크기가 보인다.

막막했던 것도
써 놓고 보면 생각보다 단순한 경우가 있다.

물론 써도 여전히 복잡한 날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무엇이 복잡한지는 알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꽤 다르다.


이렇게
러닝과 책 읽기와 글쓰기로
나는 나름의 방식으로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가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떠올린다.
그 넓은 우주를 생각하면
나는 정말 먼지 같은 존재다.


그러면 문득 이상해진다.

이토록 작은 존재가
무엇을 그렇게 크게 기대하며 불안해하는지.
무엇이 그토록 서러워
마음 아파하는지.


물론 안다고 해서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사람은 먼지 같아도 마음은 꽤 거대해서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오지 않은 내일에도 미리 지친다.


그래도
우주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은
이상하게 나를 조금 편하게 만든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나간 일을
끝없이 붙들고 있을 수도 없고,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끝까지 통제할 수도 없다.


그러니 오늘 하루를
꽉 채워서 사는 수밖에 없다.


달릴 수 있으면 달리고,
몇 장이라도 읽고,
몇 줄이라도 쓰면서.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대단한 변화를 당장 만들지 못해도 괜찮다.
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는 일은
원래 조금 소박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니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두고
오늘을 살아내자.

그리고 내일도
다시 하루를 꽉 채워서 살자.



잘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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