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100년 만의 한파로 텍사스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학교와 회사는 월요일- 프레지던트 데이 공휴일을 포함 공식적으로 5일 동안 문을 닫기로 최종 결정됐다. 텍사스주는 보통 눈이 와도 하루 이틀 후 날씨가 영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그동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 만큼 눈에 대한 대비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전기 공급에 관한 전력 수급의 문제도 결국 겨울 날씨에 대한 대비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다. 북 텍사스에 위치한 달라스에 10년 동안 살면서 크게 눈이 온 것은 올해가 두 번째였다.
2014년 눈이 왔을 때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나와 가족들 모두 좋아했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예 눈을 볼 수 없었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잔디 위에 쌓인 눈을 모아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오른쪽이 막내 왼쪽은 베프 @2014
그리고 올해가 두 번째의 눈이었다.
막내가 만든 눈사람이 밤새 눈을 맞았다 @2021 2/18
텍사스의 여러 지역이 동파로 인해 수도와 전기 공급이 끊겼다. 코비드 19처럼 100년 만에 찾아온 한파는 일주일 넘게 영하권을 유지하자 전기와 수도 관련 시설들이 상당 부분 동파되었다. 민간이든 정부 기관이든 매해 이러한 추위를 대비하기 위한 비용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텍사스는 겨울이 워낙 따뜻한 지역이다. 그러나 기온의 변동폭은 아주 컸다. 예를 들면 새벽에 영하 5-6에서 한낮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눈이 내리지 않아도 겨울에 내리는 비가 쉽게 얼어버리는 경우도 많아 매해 겨울 도로의 결빙은 큰 사고로 이어졌다. 고가 도로가 많아서 결빙 사태에 더 취약했다. 전기와 물 공급에 관한 한 나 역시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주말부터 날씨가 영상으로 풀린다는 예보를 따라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수도 공급의 차질을 우려하여 욕조에 물을 받아두었고, 빨래와 샤워 등 물 사용을 줄였다. 가까운 거리 막내의 친구 집은 전기가 이틀 동안 공급이 안되었고, 거실 천정 일부가 내려앉기도 했다. 막내가 다른 한 친구에게 수도 동파를 우려하며 수돗물을 밤사이 흐르게 하는 방법을 말해주었단다. 그러나 따르지 않았고 결국 수도관이 얼어서 물공급이 끊겼다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관하여 말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의 경험이란 얼마나 작고 부분적인가. 이 혹독한 날씨를 나와 우리 가족은 쉽게 넘기고 있으나 마음이 한편 부담스럽다. 내 경험 밖의 일들이 자주 올 것이라는 것. 그때 나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보았다.
해가 답이다.
해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해가 나와서 얼은 것들 모두를 풀고 녹여주기를.
코스코에서 시즌에 한 번씩 나오는 스트룹 와플이 생각나는 밤이다.
와플이 오늘은 해처럼 보인다.
따뜻한 차도 괜찮고, 따끈한 커피이어도 괜찮다.
머그잔이면 좋을 것 같다. 차도 커피도 좀 넉넉하게 준비하면 더 좋겠다.
찻잔의 차와 커피가 준비되었다면 자리를 옮기자. 사이드 테이블이 있는 소파 옆이나, 책을 펼 수 있는 식탁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나만의 책상 앞으로.
조앤
찻잔 위에 와플 하나를 꺼내어 올려놓고 2-3분을 기다리는 사이, 책을 펴고 연필을 꺼내고, 음악을 찾고 이어폰을 꽂고, 전화기를 열고 내가 좋아하는 채널을 찾고.
조앤
이제 찻잔 위의 와플이 먹기 좋게 말랑말랑해졌을 것이다. 차와 커피의 향기를 머금었을 것이다. 차와 커피의 온기를 듬뿍 담았을 것이다.
조앤
스트룹 와플 안의 부드러워진 캐러멜의 달콤함이 차와 커피의 은은한 향기와 섞여 오늘의 수고로움을 다독여준다. 이 한 잔의 차와 커피만으로 해처럼 둥근 달큼한 와플 하나로 마음의 여유를 부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