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쿠나마타타 Mar 10. 2021

이 색에서 시작해 저 색으로 물드는 스펙트럼이다.



일상에서 멀리 떠나올 떄마다 자주 하는 생각이 있다.

그래 결국 나를 지킬 것은 나 뿐이다.

나는 홀로 우뚝 서야하고 외롭거나 초조하다고 해서 누군가한테 내 인생의 키를 맡기는 한심하고 멍청한 일을 가장 경계하며 살아야한다.

나 스스로 온전히 행복하고 괜찮을 때, 그 때서야 비로소 누구를 만날 수도 나를 아낄 수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삶에서 이루고자하는 상황, 만들고자 하는 삶은 내 스스로 혼자도 너무괜찮은 그 상태. 바로 그것이 내가 만들고 싶은 목적이 된다는 사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삶 마다 모두 이루고자하는 상황과 추구하는 가치와 자주 느끼고 싶은 감정들이 다를텐데

나의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추구하고 꾸준히 매달려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원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루고 싶다고 해서 내게도 가치 있는 일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자주 공통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원하기 떄문에 내가 원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다.


GPS를 켜서 목적지를 찾고자 할때, 방향 감각을 잃는 경우가 많이 있다.

동서남북을 구분하지 못해서 나침반이 제자리에서 핑핑 돌면서 목적지를 찾지 못할 떄가 있다.

그럴 때면 안내 문구가 나온다. 기기를 8자로 돌려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하라고.

살아가다가보면 눈 깜짝할 새 잘 가고 있던 목적지가 앞이었는지 뒤였는지 고개들어보면 헷갈릴 때가 많다.

어떨 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어떨 떄는 몇 달씩 별탈이 없다가,

항상 다니던 길인 것 같은데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모든게 다 혼란스럽고 방향을 잃는 날도 온다.

그저 그럴때는 방향을 다시 잡듯이 나침반을 충전시키면 될 일이다.


나 라는 사람으로써, 나 라는 사람과 30여 년을 살다보니,

완전히 방전이 되어서, 완전히 길을 잃고 시간과 체력을 낭비한 다음,

그 낭비한 사실에 더욱 초조하고 힘들어 질 때 충전 도크를 찾아가서 나를 채우기보다,

그렇게 소진되고 방진되기 전에 나를 가꾸고 나를 살피고 충전시키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주 쉬고, 자주 생각하고, 자주 쓰고, 자주 고민하자.


산다는 것이,

월화수목금토일 처럼 시간을 끊어서 주간으로 월간으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이 실패했다고 하루를 접고 내일부터 다시 살 필요는 없다.

그냥 지금이 실패이면 이 다음 숨 부터는 성공이면 되는 것이다.

새하얀 도화지에 모든 걸 완벽하게 그려내야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면,

매 순간이 시작이고, 매 순간이 터닝포인트가 된다.


다음 터닝포인트의 시작이 도래할때까지 나를 괴롭힐 필요도 없고,

지난 실수가 모든 그림을 망쳐놨다는 자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그저 이번 호흡은 그랬던 것이고 다음 호흡은 괜찮을 것이다.

삶을 연속적으로 바라보고 성공과 실패는 무 자르듯이 나뉘는 것이 아니라고 믿는 것이다.


삶은 스펙트럼이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저쪽 극단 값에서 이쪽 극단 값으로 서서히 물들어가다가,

어느새 정신차려보면 난 이 쪽색을 띄고있는 것처럼,

노을을 바라볼때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이유는 하나다.

한 하늘에 수만가지의 색이 어우려져서 경이롭게 나타난다.

어디까지가 주황인지 어디까지가 보라인지,

아니 이 색이 주황이 맞는지, 저 색이 보라가 맞는지 조차 헷갈리게 하는 경이로운 풍경이기 떄문이다.

하늘은 커다란 캔버스이고 모든 색은 어우러져서 섞여 칠해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노을지는 하늘처럼 이 색에서 시작해 어느새 이질감없이 섞여들어 저 색으로 끝나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을 망쳤다고 새로운 태양을 기다리며 내일까지 망설일 필요가 없다.

오늘은 망쳐진것도, 성공한것도 아닌 그냥 지나가는 순간이고

내가 망친것은 딱 1초전 순간이지 오늘 전체가 아닌 것이다.


인생은 스펙트럼이다.

무자르듯이 잘라지지 않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원테이크 편집없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