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제목에서 드러난 두 가지 사실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왜 배트맨은 슈퍼맨과 대립하는가, 그리고 둘이 어떻게 화해하며 슈퍼히어로의 결사체인 '저스티스 리그'를 결성하게 되는가가 영화의 중심 플롯이다.
영화에서 슈퍼맨을 옹호하는 견해는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초월적인 존재에게 법을 강요하지 말자고 한다. 반대로 배트맨으로 대표되는 세력은 통제받지 않은 힘은 언젠가 타락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의 대립 사이에서 싸움을 부추기는 자는 렉스 루터다. 순수한 악인 그는 슈퍼히어로끼리 반목하여 손에 피를 묻히길 원한다.
서사에서 다소 헐거운 지점도 존재하나,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은 영화의 세계에 현실감을 구축하고, 재미를 찾아냈다. 슈퍼맨의 도시인 메트로폴리스와 배트맨의 도시인 고담은 하나의 세계로 훌륭히 연결되었다. 더불어 원더우먼을 강렬하게 등장시키며 영화적 흥분을 안겨 주고, 영화 속에서 '메타 휴먼'이라 일컬어지는 플래시, 사이보그, 아쿠아맨의 단초를 제공하며 '저스티스 리그'의 복선을 깔아준다.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 등 워너브라더스의 슈퍼히어로 영화들에 대한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흥미 요소로 가득한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디즈니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지나치게 어두운 색채는 지양하면서 경쾌함과 유쾌함을 일정하게 유지했다면, 20세기폭스의 '엑스맨' 시리즈는 엄청난 숫자의 뮤턴트들을 등장시키며 우아함(브라이언 싱어의 손길이 닿은 것에만 해당)과 다양함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워너브라더스의 '저스티스 리그' 시리즈는 진중하고 묵직한 발걸음을 내디딘다. 워너브라더스의 성취는 놀란 형제가 만든 <배트맨>3부작과 제작과 각본에 참여하여 조율을 가한 <맨 오브 스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출발한 영웅 신화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면서 새로이 거듭난다.
<맨 오브 스틸>에서 처음 하늘을 날던 슈퍼맨이 준 짜릿함은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의 배트맨과 슈퍼맨이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는 장면으로 돌아왔다.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한 장이자 할리우드의 기념비적인 순간은 이렇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