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츠크해로 달려보자 - 7

24년 5월, 홋카이도 렌터카 여행

by SSICA


옛 기차역을 가운데 두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구간, 나름 명소인지 사람들이 꽤나 모여있다. 마침 쉬어가려던 차, 잠시 멈춰 꽃길 산책을 잠시 했다. 이제부턴 아사히카와까지 쉬지 않고 달릴 1시간 정도만 남아있었다.




아사히카와에 들어서자 하늘에서 툭툭 빗방울이 떨어진다. 숙소에 주차를 하고 짐을 내린 뒤, 홋카이도의 명물 중 하나인 징기스칸을 먹으러 갈 일정이 오늘 남은 일정의 전부였다. 숙소를 찾아 트렁크를 내리고 안내받은 대로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가파른 계단이다.

나는 분명 1층 집을 빌렸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에어비앤비 앱을 열어 정보를 확인했는데, 그 어디에도 2층이라는 정보는 없다. 게다가 에어비앤비 예약을 숱하게 해 본 내가 그런 중요 정보를 놓쳤을 리가 없었다.


사실 이번 여행 얼마 전 허리를 삐끗하여 도수치료를 몇 차례 받고 떠나온 터였다. 게다가 장거리 운전에 운전자는 나 한 명뿐이라 여행 중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은 모두 일행들이 맡아주었다. 캐리어를 들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일은 당연히 번거로운 일.

바로 호스트에게 DM을 보냈지만 묵묵부답. 일정 상 어쩔 수 없이 낑낑거리며 짐을 올렸다. 호스트와의 연락이 닿지 않아 에어비앤비 고객센터에 연락을 취해 상황을 이야기했다.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주겠다고 하더니 10여분쯤 지나 집주인에게 연락이 왔다.



아사히카와의 화려한 맨홀


집주인은 정보를 업데이트하겠다고 미안하다 재차 말을 했지만, 불쾌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숙소 내부가 몹시 훌륭했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정갈한 집안엔 손님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담겨 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세심한 성격의 주인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정보를 깜빡하고 빼먹을 수가 있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오히려 더 배신감이 들었던 것 같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숙소에 페널티를 주고 원한다면 인근 다른 숙소로 옮겨주겠다는 연락을 해왔지만, 물은 이미 엎어졌고 그 불쾌함으로 남은 오늘을 망칠 순 없지, 암. 장시간 운전으로 고생한 허리에게 잠시 휴게 시간을 주며 차를 한잔 마시며 감정을 닦아냈다. 비가 금방 그쳤길래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버스에 올라 징기스칸 가게로 향했다.


웨이팅 룸 자판기 맥주



이곳은 작년 아사히카와 여행 때 한번 들렀던 곳, 너무 유명한 집이라 사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다. 도착해 보니 역시나 웨이팅. 키오스크에 접수를 하고 웨이팅룸으로 가 나마비루 한잔씩을 마시며 기다린다. 웨이팅룸에는 나마비루 자판기가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웨이팅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인 가족단위. 사람구경하는 재미까지 즐기다 보니 얼마간 시간이 흘러 드디어 우리 번호가 불린다.



또 올게요


2층 안쪽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고기, 야채, 쌀밥을 골고루 주문, 물론 나마비루 대사이즈도.

아, 진짜 이거 왜 이리 맛있담. 야들야들하니 너무 느끼하지도 않고 쫀득한 맛까지 있는 정말 맛있는 양고기다. 지난번에 먹어본 부위 외 새로운 부위도 주문해 보니 역시나 맛있다. 두어 번 추가 주문을 하고 배가 "꾸엥~ 그만~" 하길래 식사를 멈췄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대화가 적었던 식사 자리였다. 전쟁 같은 동시에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히노키향을 맡아보는 귀여운 일행



꾸엥~한 배를 살려줘야 하니 숙소로 돌아갈 땐 걷기로 했다. 식당에서 숙소까진 도보로 약 50분 정도. 가는 길에 이쁜 아사히카와 역에 들러 내부 구경도 하고, 귀여운 기념품도 샀다. 아사히카와 역사는 히노키로 채워져 있어 유독 쾌적하고 향이 좋다.




상큼한 향으로 또 다시 충전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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