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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ICA Jul 17. 2020

이탈리아로 즉흥여행을

2019.01 혼자 로마로 향하다 - No.1

해외로 여러 번 여행을 다녀왔지만, ‘혼자 여행’ 경험은 내겐 없었다. 2018년까지.

혼자 프랑스로 향했던 여행에도 도착지에 친구가 살고 있었고, 이틀 전에 비행기 티켓을 사서 도쿄에 도착한 날도 공항에서 곧장 시부야로 향해 친구를 만나 여행을 시작했었다.


나는 꽤나 오래전부터 ‘혼자 여행’을 망설이고 있었다. 가까운 나라 말고 먼 나라로의 혼자 여행.

여행지 후보는 이탈리아와 터키.

몹시나 당기면서도 몹시나 두려운 양쪽 마음이 늘 51:49 혹은 49:51로 팽팽하게 맞서 있었다.



혼자여서 편하고 좋을 일
vs
혼자라서 감당해야 할 위험요소들


2019년 1월 초, 출근길에 난폭운전을 하고 있는 심상치 않은 차를 발견하곤 나는 그 차와 사이를 벌리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 높은 속도로 차선을 급작스레 바꾸는 것을 반복 중인 그 차를 경계하며 중간에 차 2대를 낀 채 주행하는 것이 5분쯤 지났을까? 역시나 교차로에서 사달이 났다.

사거리에서 진입한 차(망나니의 낌새를 아직 알아채지 못한 차)가 우회전을 하고 직진의 정상궤도를 찾으려는 순간, 그 ‘순간’의 앞으로 끼어들려 했던 난폭운전차와 빠바빡!! 소리를 내며 들이받은 것이다.

빠른 속도를 내고 있던 탓에 당연히 받는 힘도 컸기에 앞으로 주행 중이었던 그 도로의 신입 차량은 크게 밀리며 우측 차선으로 날아들어갔다. 망나니 차와 내 차 사이에 있던 2대의 차량 중 한대는 반대편 차도로 피해 정차하고(다행히 반대쪽 차선은 비어있었다) 다른 한대는 망나니 덕에 비어있던 1차선으로 피하는 것에 성공했다.
나는? 들이 받쳐 날아가는 피해차량이 바로 앞에서 옆으로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는 중앙차선에 있었다.

아침형 인간이 전혀 아닌 나는 출근길엔 통상 몽롱한 편인데, 느닷없는 사고로 온몸의 털이 바람 좋은 가을날 갈대밭처럼 휘청인 기분이었다.

순간, 아 인생 뭐 있어? 뭘 망설여? 가자!
그날 아침 11시에 로마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다.



2주도 채 안남은 여행을 앞두고, 벼락치기


유독 미세먼지가 짙던 겨울날 새벽, 로마로 떠나는 비행기를 타러 인천공항 가는 길. 공항까지 태워다 준 고마운 동생과 인사를 나누고, 정말 혼자가 되었다. 지금부터 11일 동안 혼자, 드디어, 여행을 한다.


인천공항 가는 길 AM 5:00


로마에 도착한 시각은 늦은 저녁, 혼자 도착하는 밤 시간이라 미리 호텔에 부탁해서 택시를 예약해두었다.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 게이트에서 내 이름이 쓰여있는 보드를 들고 있는 이탈리아 기사님을 만나, 호텔로 가는 길. 젠틀한 기사님은 이탈리아 사람들 특유의 발음으로 지나가는 로마의 명소들을 간략히 소개해주셨다. 깜깜한 밤에도 수백수천 년이 넘는 건물들이 도처에 있는 로마 시내의 첫인상은 충분히 멋있었다.


Piazza del Colosseo 콜로세움, 2018년 1월 겨울밤



아, 드디어
로마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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