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시절 육 사단 철책선을 지키던 내게
종합과자 선물세트와 손 편지를 보냈던
이름도 모를 위문편지의 여고생은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이 되었을 텐데
어디서 사는지 알 수 있다면
힘든 생 잘 살고 있냐고 위로의 편지를 보내보고 싶어요
철책선이나 사회나
지켜야 할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나날들을
반평생 넘어 동시대를 살고 있는 그녀에게
이렇게나마 안부를 물어봅니다
과자의 맛은 잊었고
편지의 내용도
글자가 예뻤는지도 기억은 안 나지만
그래도 나의 희생을 고맙다고 해준 그 마음이
삼십 년이 넘도록 가끔 생각납디다
찬란히 빛나던 꽃피는 인생의 길에서 잠깐
볼펜을 들고 고민했을 소녀에게
늦게나마 이제서야 위문 인사를 적어 봅니다
잘 지냈나요?
잘 살고 있기를 바래요
그때는 나도 고마웠어요
마지막까지 삶을 잘 지켜내 봅시다. 동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