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맨살을 드러내는 제부도에서
검은 갯벌 끈끈이에 빠져
따라오는 걸음 중에 빼앗겨버린 샌들
허리 굽혀 떼어내 다시 걸어도
집요하게 움켜잡고 놓질 않는다
많은 것을 잃어 희망 없이 걷던 지난날
살갗에 닿는 찐득한 부드러움에
이것 또한 나쁘지 않다 마저 내어주고
멈춰 서서 체중을 보태어 너를 느낀다
물에 헹구어도 금세 바닥에 달라붙는 까실한 모래들은
털어냄을 허락치 않는 오랜 걱정들 같아
원한다면 내것은 던져주고 맨발로 나오마
이내 느껴질 콕콕함은 네가 더 그리워질 터이니
걱정들이 너 또한 꽉 채우면
내가 그러했듯이 너도 나를 찾아오너라
허파처럼 습습 들어가는 너의 발자국들을
애써 지우려는 나를 찾아 너를 남기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