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가는 여행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실습생)

by 박재현


오늘은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요


덜컹거리는 침대차에 가벼운 몸을 옮겨 싣고


답답하게 갇혀있던 똑같은 천장을 벗어나서


다양한 얼룩들이 물결치는 천장을 보여드릴게요


은색 알루미늄에 젊은 여자가 층마다 목소리로 알려주는 엘리베이터도 타보고


축축한 지하 식당을 지나며 채 써는 아주머니들 이야기가 도란도란 울리는 복도 끝에는


짧았던 오늘 여행의 목적지가 있네요


조심스레 문을 열고 넘어가면


낯선 천장에 방사선실 기사 아저씨가 반들거리는 숱 없는 머리로 내려보며 반겨요




돌아가는 길에는 예전 젊은 날 흥얼거리셨을


남진 아저씨의 임과 함께도 나지막이 불러드릴게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던 때에


함께 했던 사랑하는 이가 자꾸 생각난다고


눈가를 타고 옆으로 흘러내리는 눈물로 대답하시네요




불편하게 눈을 떠서


추억으로 눈을 감는


인생은 그런 것 삶이란 그리운 것




별이 되길 기다리는 소중하고 아쉬운 시간


오늘 저와 함께 덜컹이는 침대차 여행을


애쓰고 인내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많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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