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여 잘 있거라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실습생)
어구래 할아버지는 콧줄을 자꾸 빼서 양손목이 항상 침대 난간에 묶여있었다
어느 여름날 병실에서 어 어 하는 신음소리가 나서 후다닥 들어가 보니 어구래 할아버지가 콧등을 노려보고 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모기가 신나게 피를 빨고 있었다
손을 휘저어도 도망가지도 않는 녀석이 미워 휴지로 지그시 눌러서 죽였다
식사도 못하고 겨우 관급식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할이버지의 피를 빠는 모기라니
모기란 멸종되어야 할 해충이라 생각하며 미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날 휴일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로 향하다가 우연히 그곳을 날고 있는 또 다른 모기를 보았다
신기하게도 여름날 지하철 안의 모기는 땅속을 날고 있었다
인간의 문명은 모기를 땅속에서까지 날게 하는구나 하고 스스로 감탄하고 바라보았다
잠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오이도행 지하철을 타며 한 번도 오이도에서 내린 적이 없었음이 생각났다
뉴욕행 비행기를 타면 뉴욕에 갈 텐데 오이도행 지하철을 타며 오이도에 도착하는 것은 어쩌다 땅속을 날고 있을 모기가 유일할 듯했다
하지만 오이도에 내려보지도 못하고 다시 당고개로 돌아와 끝없이 지하를 맴돌고 있을 모기가
밤새 또 가여워서 몸을 뒤척이며 날을 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