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일을 하다 보면, 참 다양한 손님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키즈 카페의 특성상, 혼자 오는 손님은 절대 없다. 외국인 부부, 국제결혼, 동창회, 이웃사촌, 진짜 사촌,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참 다양하기도 하다. 그중에서 아이들을 데려온 아버지는 쓸쓸하게 구석에서 스마트 폰과 노트북만 만지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씁쓸했던 손님이 있다면 '현대의 부부'들이었다. 그들은 자녀들이 마음껏 뛰놀도록 내버려둔 뒤, 서로의 스마트 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마주 본 상태가 아니라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기구 쪽으로 몸을 튼 채.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는지 테이블 위엔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테이블이 허전해 보이기만 했다. 그게 그들의 마음속처럼 보였다. 서로에 대한 관심보다 스마트폰의 자극에 이끌려 멍하니 손에 쥔 화면만 바라보는 그들은 참 조용했다.
노트북을 가져와서 일을 하는 사람, 책을 가져와서 읽는 사람, 같이 온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은 차가웠고, 조용했다. 그들 사이에서 움직이는 것은 화면 위의 엄지 손가락뿐이었다.
현대의 부부는 이토록 삭막해질 수가 있구나. 서로가 하나가 되도록 결혼한 두 사람 사이에 이토록 쓸쓸한 바람이 불수도 있구나. 손에 쥔 아주 작은 기계의 화면이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게 막을 수 도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