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카페 사장님의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덩치 크고 험상궂게 생긴 사장님, 모히칸 스타일 머리에 육중한 몸, 커다란 손으로 자그마한 커피를 타는 사장님 말이다. 이것저것 주워듣기로는 유망한 야구선수, 타자였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K대 체육학과를 나온 듯, K대 동문회에서 축하화환이 창고에 있었다.
그는 기분파다. 잘해줄 때는 잘해주지만, 화낼 때는 불같고,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화부터 내고 본다. 그 덕분에 나는 실수를 자주 했다. 원래 실수가 잦은 편은 아니지만, 옆에서 갈구는 사람이 있으면 없던 실수도 생기는 편이기 때문이다.
카운터 옆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는데, 그곳에서 직원, 알바들이 밥을 먹곤 한다. 그곳에는 늘 쓰레기가 쌓여있다. 사장의 아침, 점심, 저녁, 간식거리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곳에 들어가서 "야!"라는 호칭과 함께 알바를 부른다. 김치, 단무지, 음료수, 커피 등을 달라면서 말이다.
사실, 누가 운동했었다고 알려주기 전부터 그가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상하관계가 너무나 명확했고, 밑에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칭찬보다는 갈굼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난히 '먹는 것'에 신경을 썼다. 알바가 끝날 때면 매장에서 팔던 음료를 하나씩 들고 가라고 했고, 매장 마감 시간 전에는 간식을 챙겨주곤 했다.
그는 내가 일해본 모든 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사람이다. 아르바이트생을 하인처럼 부리는 태도가 제일 짜증 났고, 마음에 안 들었다. 알바 시간 10분 전에 오는 건 당연하지만, 알바가 끝나고 음료수를 집어 들었으면 그냥 집에 보내주지, 10분 넘에 일장 연설 또는 잔소리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고는 늘 내일은 몇 시에 나오는지, 알바는 언제 그만두는지를 물어봤다. 지난주에 물어봤는데 말이다.
손님들에게는 서비스를 꽤 많이 퍼주는 성격이다. 자신이 기분 좋을 때만 말이다. 기분이 좋을 때는 안마를 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시원하기보다는 몸에서 '뚜두둑'거리는 소리가 몇 번 나는지 궁금해서 사람을 쥐어짜는 것 같았다.
약속했던 기간 동안 도망치지 않은 내가 기특했다. 참 좋은 경험이었다.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