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가면

Feat.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by 글도둑

나는 잘생긴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몸이 좋거나 호감을 주는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잘 웃었다. 곤란한 질문이나, 애매한 상황에서는 늘 웃고 있었다. 특히 처음 어딘가에 소속되어 인사를 할 때 더욱 그랬다.


집 근처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던 내가 멀리 떨어진 고등학교로 진학했을 때가 시작이었다. 새학기에는 친구들을 사귀는게 가장 중요했으니까. 나는 그 방편으로 잘 웃었다. 매일 아침 씻고 양치를 할 때, 웃는 연습을 했다. 거울을 보며 한번씩만.


그 습관은 꽤 오래가서 여태껏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했다. 가식적일지도 모르지만, 웃는 건 정말 많은 도움이 됬다. 고등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귈 때도, 회사에서 새로운 사람과 일을 함께 할 때도, 군대에서 작업을 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할 때도.


그 중에서 특히 회사에서는 가면을 쓰다시피 웃고 다녔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사람을 만나던 나에겐 상대방의 호감이 중요했으니까. 나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해주던 과장님 한분이 술을 사주며 그런 말을 했다.


"어린 네가 늘 웃으면서 다니는 모습이 조금 안쓰러워보였어."


그 과장님은 나에게 회사 생활의 많은 걸 알려줬다. 사회 생활부터 회사 업무까지. 퇴사한 지금도 종종 그에게 연락을 한다. 늘 웃고만 있던 나를 토닥여준 사람이니까 말이다.


카페에서 일하는 지금도 나는 웃는다. 뭐가 어찌됬든, 웃으며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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