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일을 시작하면서 하루에 적게는 5시간, 많게는 8시간 일한다. 나중에 승진하게 되면 기본 8시간 근무다. 아직은 5시간에서 7시간 정도 일하느라 출근 전, 후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렇게 남아도는 시간에 뭘 했느냐 하면, 잠을 잤다. 예전 조선소에 다닐 때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깨있었다. 군대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했고, 아무리 취했더라도 출근 시간에는 눈이 떠졌다.
바리스타로 유동적인 스케줄로 일을 하게 되니 패턴이 무너졌다.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엉키니, 잠을 자려는 욕구가 더 많아졌다. 참 신기하게도 늦게 출근하는 날에는 늦잠을 잤고, 일찍 출근하는 날에는 낮잠을 잤다. 일을 끝내고 남는 시간에는 잠을 자고, 노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그래서 전보다 책도 덜 읽고, 공부도 덜 하고, 글도 덜 쓰게 됐다.
대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비어있던 시간들이 가득 채워지고 있다. 할 일이 더 많아지니까 말이다. 공부가 추가되고, 과제를 해야 할 때, 자연스럽게 독서와 글도 추가하면 된다. 공부보다는 독서와 글쓰기가 더 재밌으니 독서와 글쓰기를 먼저 하게 되지 않을까. 시간을 쪼개서라도 말이다. 야간대학교를 가지 않는 나의 생활은 단순했다. 집과 카페, 그리고 카페와 집. 집에서는 가끔씩 게임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공부는 늘 뒷전이고 자기계발도 안 한 지 오래였다. 이젠 일한 만큼 공부하고 공부한 만큼 덜 자야 했다. 잠을 줄여서 나를 더 성장시켜야 했다. 과연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 내 일과가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동기들과의 단톡 방이 조금씩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나누는 대화의 주제는 별로 없었다. 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회사는 어떻게 할 건지, 집과 대학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같이 카풀할 사람은 없는지, 다들 어디 사는지,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보니까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편이었다. 25살이 거의 최고참이었다. 빠르면 22살에서 23살이고 조금 늦은 친구들이 24살이었다. 25살은 나를 포함해서 2명 정도밖에 없어 보였다. 40명 정도 되는 동기들 중에서 말이다. 사전에 한번 정도는 보자고 말하는 동기들 틈에서 나는 고민에 빠졌다. 굳이 동기들과 친해져야 할까, 그들은 어차피 나이도, 직장도 다르고 한 한기 지나서 또 만날지 안 만날지 모르는데 말이다. 대학 생활이지만, 취업자 전형으로 들어온 우리는 평범한 대학 생활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