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조별과제가 나에게도 다가왔다. 조별과제에서 가장 무서운 건, 어떻게 조가 정해지는지가 아닐까? 우리가 조를 정하는 방식은 우리끼리 알아서 정하는 거였다. 칠판에 분필로 하얗게 적힌 1조에서 6조, 그 밑에 우리의 이름을 적어 넣으면 그게 한 조였다.
나는 친구의 회사동기와 조금 친해진 덕분에 같이 6조 밑에 이름을 적었다. 만약 친해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혼자서 조별과제를 하게 되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6조 밑에는 나와 그 친구를 제외한 다른 사람의 이름이 4개가 더 있었다. 6명으로 된 조가 탄생한 순간이다.
사실, 제일 걱정되는 건 혼자서 아무 조도 속하지 못한 채로 수업이 끝나거나 교수님에 의해 다른 조에 들어가는 거였다. 정말 다행히 그런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색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모인 사람들을 보니 나와 친구만 25살이고, 다른 동기들은 23살 정도였다. 불안감이 싹트자, 나는 내가 먼저 사다리 타기 게임을 제안했다. 그냥 복불복으로 하자고 제안하고 1분이나 지났을까, '당첨'이라는 단어 밑에는 내 이름이 있었다.
진로설계 과목은 그래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조를 정하기 전에 tv에서 방송된 ‘조별과제 참혹사’란걸 보여줬다. 나도 그렇게 될까 살짝 두려웠다. 그래도 다들 직장인이고 사회인인데 잠수 타거나 남에게 일을 떠넘기진 않겠지.
조별로 조의 이름과 역할 분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 조는 뭘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몰랐다. 이 조를 통해서 어떤 과제를 하게 되는지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다. 뭐 멘토를 정하고 인터뷰를 하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 외 자세한 사항을 듣진 못했다. 우선, 어떤 과제를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주는 게 먼저일 텐데. 나를 포함한 6명의 동기들은 서먹서먹했고, 말하기보다는 서로 눈치만 봤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조금씩 말을 붙여봤지만, 그래도 별 소용은 없었다. 이럴 땐,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앞이 깜깜 해지는 것 같다. 어떻게든 되겠지?